내향인 그림 작가의 아티스트 파티 즐기기

at 빈칸 압구정

by 제나 ZENA

찬바람이 많이 불던 날이었다. 집에서 전시장까지는 자전거로 약 50분 정도 걸려 도착한 것 같다. 차가워진 몸을 이끌고 압구정 빈칸 전시장 안으로 들어갔다.


전시 설치를 하고 2주만에 들른 전시장은 처음 설치하러 갔을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다양한 작품들이 설치되어 있고 작품을 구경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지하 1층에서는 전자 음악 강연이 있어서 이따금씩 강한 비트의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들려왔다. 나는 예정된 아티스트 파티 시간인 5시보다 일찍 도착했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 동안 전시된 작품들을 감상하기로 했다.







하나씩 찬찬히 그림들을 보며 작가들의 소개글도 읽으며 흥미로운 시간을 보냈다. 일러스트, 회화, 사진, 공예품 등등 다양한 작품들이 있어서 감상하는 즐거움이 컸다. 개인적으로 그림만큼은 정말 꼼꼼히 보는 편인데 너무나 다양하고 재미있는 작품들이 많아서 정말 흥미롭고 배우는 점도 많았다.




대학생 때는 사진을 공부했던 경험도 있었는데 그 때문인지 사진 작품들도 눈여겨 보게 되더라. 내 기억으로는 사진 작품으로 출품하신 분들이 3~4분 정도 있었는데 다들 너무 잘 찍더라. 상업적인 인물 사진이나 제품 사진 위주로 찍은 경험이 많은 나에게 도시의 풍경이나 자연물을 잘 찍는 작가들은 참 멋져 보였다. 개인적으로는 찍어본 경험이 있지만 폰으로 찍은 정도라 DSLR과 같은 고급 장비로 찍는 것과는 느낌이 다르더라.




지하 1층도 관람하고 싶었는데 진행 중인 강연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그리고 5시부터 시작되는 아티스트 파티가 먼저 진행되어서 먼저 명찰도 달고 준비된 기념품과 음식도 받아 먹었다. 슈톨렌은 처음 먹어봤는데 달았다. ㅎ 맛있었다. 개인적으로 단 음식을 많이 좋아하진 않아서 너무 달까봐 걱정했지만 먹을만 했다. 뱅쇼도 있었지만 알콜은 먹지 않기 때문에 패스했다. 향만으로도 취하겠더라.






그리고 지하 1층으로 향해 드디어 보고 싶던 그림들을 관람했다. 지하에 더 많은 그림들이 있었고 내 그림들도 걸려 있었다. 사실 난 내 그림이 잘 있나보다도 다른 분들 그림이 너무 보고 싶었다. 내가 설치할 때만 해도 많은 분들이 아직 설치 전이어서 휑했기 때문. 많은 아티스트 분들이 지하1층에 마련된 의자에 앉을 자리를 찾아 모여들 때 나는 계속 그림 구경하느라 바빴다.


흥미로운 그림들이 많았고 멋져 보이는 그림들도 있었다.


사실 본래 목적은 파티 참여였는데 전시 작품 감상에 훨씬 더 몰입해 버렸다.


그리고 거의 모든 그림을 다 보았을 무렵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따. 나는 말 시키면 잘 말하는 편인데 처음에 내가 먼저 말을 거는 편이 아니라 그냥 슈톨렌이나 먹고 있었는데 한 작가분께서 말을 걸어 주셔서 이런저런 이야기들 나누었다. 뭔가 다른 일정이 있을 줄 알았는데 그냥 먹고 마시고 이야기 나누는 것이 전부였어서 조금 아쉽기도 했다.


그래도 눈여겨 봤떤 그림의 작가님 얼굴도 뵙고 처음 말 걸어주신 작가님에 대해서도 꽤 여러 가지 듣게 되서 유익했던 시간이라 생각한다.


애초에 이런 행사는 어떻게 진행하는 걸까 궁금했는데 결국은 판만 마련할 뿐 참여하는 사람이 주도적으로 뭔가 해야만 얻어가는 것이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말 걸기가 어려운 나와 같은 사람은 어떻게 해야 되나. 어렵당.


파티는 8시까지였지만 7시쯤 주섬주섬 짐을 챙겨 빈칸을 나섰다. 돌아오는 길에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이런 저런 생각을 정리해 보려 애를 썼다. 이 경험을 어떻게 좋은 쪽으로 내 작업과 행보에 녹여 낼 수 있을까.


우선 기록을 남기자.


나와 같은 사람은 더욱더 기록이 기억을 지배한다. 자꾸 까먹기 때문..


곱씹고 잘 소화시킨다음 기록으로 잘 남겨 둔다면 나중에라도 꺼내 읽으면서 아, 이런 일이 있었지.! 이렇게 생각 했었지..! 돌이켜 보며 나 스스로에게 주는 힌트 모음집으로 써 먹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빈칸 압구정에서의 전시 과정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