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ena Han May 05. 2019

쿠바,바라데로 가는 길.

2017.08 마탄사스 주, 한인들의 쿠바 이민 현장을 스쳐지나가다.

뜨리니다드를 출발하여 2시간 정도 올드카를 타고 바라데로 향하던 길.

자연의 아름다움으로 길 위의 풍경은 역시나 좋았는데, 지나다 마탄사스라는 표지판을 발견했다.


마탄사스는 "인생은 노래처럼, 혁명은 춤처럼'이라는 포스터 문구가 있던 예전 다큐멘터리 "시간의 춤"이란 영화를 보며 알게 된 지명이었다.

베버의 오페라 마탄의 사수와는 전혀~ 관련이 없지만 발음이 얼추 비슷하여 기억에 남는 지명이다.


과거 일제의 압제를 피하고 돈을 벌기 위해 1905년 제물포항을 떠나 멕시코행 배에 몸을 싣고, 멕시코 용설란 농장에서 일을 하다 1921년 쿠바까지 이주하게 된 한인들이 정착했던 곳이다.

이곳은 사탕수수 재배로 유명한 곳이라 사탕수수 농장의 노동자로 이민을 왔던 것인데, 쿠바 이주 80년째 되던 해에 이곳 엘 보로라는 동네에 한인 기념비를 세웠다고 하니, 2년만 있으면 쿠바 이주 100년이 되겠네.


쿠바인들과 결혼하는 바람에 후손들이 대부분 쿠바의 꼬레아노가 되었지만, 그래도 우리의 과거 역사가 현재까지 닿아 있는 지역을 지나게 되니 비록 기념비도 못 보고 지나쳐 가게 되었지만, 감회가 새로웠다.


고된 노동 속에서도 학교를 세워 우리말을 가르치고, 상해 임시정부에 독립자금을 보내며, 피델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의 혁명에도 동참했지만,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이곳에 정착하게 되는 바람에 쿠바인들과 피가 섞여버린 이곳을 마침 지나던 길 표지판을 보고서야 바라데로가 마탄사스 주의 도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다른 다큐멘터리 영화 "헤로니모"도 있다는데, 아직 미개봉인 모양이지만, 기회가 된다면 봐 둬야겠다는 생각이다.

마탄사스를 지나며....


작가의 이전글 생의 빨래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