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나 때문이었다. 얼마 전부터 일을 다시 시작한 아내를 돕겠다는 마음에 이번 주 두 딸아이의 등원을 자처했다.
오늘은 꼭 씽씽이를 타고 가겠다는 25개월 딸을 설득해 차에 태우는 데 까지는 성공. 이미 내 머릿속에는 계획이 있었다.
언니 유치원 앞에 차를 세우고, 편의점에 들른 뒤 사탕을 사고, 그리고 언니 유치원 앞에서 씽씽이를 타고 어린이집에 가면 15분. 그럼 8:47분 경의선 열차를 타고 출근하면 10시까지는 회사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란 계획.
하지만 언제나 그랬든 아이들은 내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편의점에 들어간 순간부터 이미 잘못됐음을 직감했다.
사탕하나만 사겠다는 아이들은 편의점 안을 뛰어다니며, 흥분했고, 결국 사탕+스티커로 마무리는 했지만, 이미 지하철 시간이 빠듯했다.
게다가 다시 꼭 각자 씽씽이를 타겠다는 아이들의 성화에 결국 각자의 씽씽이에 유치원, 어리인집 가방을 한 손에 들고, 횡단보도까지 건너느라 내 신경도 날카로워졌다.
다행히 언니는 유치원에 바로 들어갔지만, 둘째는 언니가 타던 씽씽이로 바꿔 타고 더 신이 났다. 그러다 결국, 넘어지고 말았다.
20개월부터 언니를 따라 씽씽이를 타고, 또 따라서 제법 타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해서 칭찬했는데….
아무런 보호장비도 없이 타다 하필이면 아스팔트 자전거 도로 위에 넘어졌다. 나 때문이었다.
아이는 천천히 타고 있었지만, 지하철 시간에 대한 미련 때문에 내가 ‘조그만 더 빨리 가자’ 재촉한 것이다.
내 말이 끝나자마자 발을 힘차게 몇 번 딛자마자 돌 턱에 걸려 넘어진 것이다.
순간 너무 놀라 나도, 아이도 몇 초간 움직이지 못했다. 그래도 놀라 일어나는 아이의 얼굴에 상처가 없는 걸 보고, 우선 다행이란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런데 팔꿈치에 피가 나고 있었다. 그나마 다른 곳에는 상처가 없어 보였다. (병원은 가지 않아도 되겠다, 출근은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는 것에 죄책감도 느끼며)
다시 급히 편의점에 들어가 먼저 급한 대로 소독약을 발랐다. 눈물을 글썽이며 ‘아빠가 빨리 가라고 했어’라며 원망하는 아이. 그럼에도 ‘안아줘’ 하며 안기는 모습을 보며 너무 미안했다.
결국 눈물, 콧물 흘리며 어린이집에 아이를 들여보내고, 출근길 지하철에서 사진을 보면서, 계속 너무 미안한 마음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결국 또 내 아침 계획 때문에, 조급해진 마음 때문에, 아이를 아프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