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도시를 지도 없이 헤매는 것처럼 혼란스럽다

by 여은

보이지 않는 추가 주렁주렁 달려있는 거 같다. 몸도 마음도 무겁고 지친다. 자연스럽게 먹구름이 낀다. 꼼짝없이 울적한 하루에 갇혀있게 되었다. 발버둥 쳐봐도 이미 보이지 않는 추가 주렁주렁 달려있다. 후회한들 속만 아프다.

꾸준함이 성장을 판가름할 텐데, 낯선 도시를 지도 없이 헤매는 것처럼 혼란스러워서 펜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나는 폭풍에 쉽게 쓰러지는 뻣뻣한 나무처럼 쓰러졌다.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 돌파구가 보일 듯한데 나에게 해결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

예고 없이 찾아온 불청객 때문에 번잡한 상황을 마주하게 됐다. 이리저리 감정과 생각이 왔다 갔다 휩쓸리고 있다. ‘속상해서 아무것도 하기 싫어’ , ‘그 사람들 때문에 내 인생을 망칠 순 없어’ 앉아서 펜을 잡았다가 문뜩문뜩 떠오르는 불청객의 몹쓸 말들이 생각나 우울에 갇히게 만든다. 그럴 때마다 내 아까운 시간이 버려지는 걸 알면서도 펜을 놓게 만든다. 그러다 문뜩 ‘이러면 안 돼!’라는 생각에 다시 마음을 잡고 책상 앞에 앉는다. 왜 이렇게 고난이 많은 걸까, 속상하다.

나에게 훌륭한 조력자가 항시 대기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해주는 조력자가 필요하다. 안정을 바라는 건 욕심일까? 이제 좀 일이 풀리나 싶었는데 안정을 파괴하는 일들이 생겨난다. 가는 길에 장애물이 많을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불청객이 난동을 피울 줄은 몰랐다. 조금씩 나아가던 기차가 급정지를 하게 되었다. 계획에 차질이 많이 생겼다. 마음을 가다듬으며, 다시 움직여본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성패와 상관없이 나에게 배움의 기회이자 발전의 양분이 되었다고 생각하자. 걱정 말고 이번 일로 일희일비하지 말자. 상쾌한 발걸음으로 나아가자, 활력을 찾으려 노력하자, 우울의 늪을 벗어나 움직여보자. 뒤쳐지는 듯한 기분이 들지만 현재가 영원한 건 아니니 아픔에 연연하지 말자.

새로운 기회가 찾아올지도 모른다. 무대는 한 곳에만 있는 게 아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 또한 나의 역량이다. 긍정적인 생각이 좋은 기운을 부를 것이다. 여정의 고단함에 걸음을 멈춘다면 다시 돌아갈 뿐이다. 차분히 목적지에 도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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