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테스트

포트 스테판에서

by 바람 타는 여여사

굳이 나더러 먼저 타란다.

무섭다고 거부했으나 안전성 테스트를 위해 내가 먼저 내려가야 한단다.

놀이공원에서 돈을 내고 굳이 무시무시한 놀이기구를 타야 하는 이유를 모르는 나다.

심장 쫄깃하게 저런 짓을 왜 하는지 이유가 궁금한 나다.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샌드 보드를 질질 끌고 정상에 오른다.

모래밭으로 발이 쑥쑥 빠진다.

한숨이 절로 난다.

보드 위에 앉는다.

어라?

발에 힘을 주지 않았는데 보드가 천천히 움직인다.

알고 보니 녀석이 한쪽 발로 뒤에서 나를 밀고 있다.

녀석의 웃음소리를 뒤로하고 밑으로 쏜살같이 내려간다.


모래 비가 내린다.

몸속까지 파고든다.


퉤! 퉤!


상상한 것처럼 엄청나게 무섭지는 않다.

몇 초 동안 겪는 짜릿함이다.

뒤돌아서서 녀석을 향해 오케이 사인을 낸다.

안심한 듯 녀석이 기분 좋게 내려온다.


경사 각도가 3단계로 나누어져 있다.

나름대로 초급, 중급, 고급형인 듯하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에 맞춰 모래 사면을 올라갔다가 내려오기를 서너 차례 반복한다.


쪼그라드는 내 심장은 나 스스로 달래야 한다.

다시 못할 경험을 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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