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꼬마들의 날

시작은 그다지 아름답지 않았다

by 체리

나는 이날 은행을 찾았다. 부모님의 은행 업무를 돕기 위해서였다. 은행에 웬일로 사람이 별로 없길래 '운 좋구만'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잠시고, 5-7살 정도 된 듯한 꼬맹이들이 의자에 길게 엎드려 있는 것을 보고 나니 이게 뭔가 싶었다. 그들의 옆에는 떡이 담겨있는 반찬통이 열린 채 놓여 있었고, 백설기 부스러기도 떨어져 있었다. 놈들이 시끄러워질 때마다 한 번씩 심술궂게 바라보았는데 이 녀석들은 내 그런 얼굴이 재미있다고 생각했던가 보다. 내가 입금표를 작성하고 있을 때 이 애들의 어머니는 유리 너머 ATM에서 일을 보고 있었는데, 나와 눈이 마주친 애들이 씩 웃으면서 손을 흔들기 시작했다. 애들은 참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