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의 날

괜히 나까지 기분이 좋네

by 체리

나는 늦게 일어나는 편이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데 밤만 되면 벌레들이 활기를 띄기 때문에 후회할 때도 많지만 쉽게 고쳐지지는 않는다. 자기 전에 약을 먹기 때문에 약 먹을 물을 따르려고 내방 문을 열었더니 돈벌레가 뛰어들어왔을 때와 부엌 구석진 곳에 바퀴벌레와 대치했을 때가 정말 싫었다. 이번 주 초반이던가, 8시쯤 눈을 떠서 2차 수면을 준비하는데 밖에서 꼬맹이 목소리가 들려오는 게 아닌가. 애들 발소리와 엄마 목소리도 함께 들렸다. 여자아이가 정말 열심히 "오! 빠! 힘내라! 오! 빠! 힘내라!"라고 외치고 있었다. 그밖에 자세한 건 안 들렸기 때문에 남자애가 유치원에 가기 싫었는지, 아침에 엄마한테 혼날 일이 있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여자아이가 정말 열정적으로, 우리 집 옆 언덕길 끝에서 끝까지 가는 동안 쉬지 않고 "오! 빠! 힘내라!"라고 외쳤기 때문에 나는-절대 일어나지는 않고- 누운 채로 피식피식 웃을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