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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해녀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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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여해 Sep 01. 2021

연속적인 태풍과 제주 코로나 4단계

해녀학교 전면 휴교 및 졸업식 연기 또는 취소

코로나와의 관계가 나쁘지 않았던 2021년 해녀학교


제주한수풀해녀학교의 4개월에 걸친 해녀 수업이 마무리되는 졸업은 8월 말이다. 2021년엔 8월 28일 토요일이 예정이었다. 계획으로는 8월 21일엔 운동회나 비양도 방문이 있었다. 하지만 연이은 태풍의 북상으로 물질 자체가 무산되었고, 무엇보다 제주도 코로나 4단계로 마지막 2주의 해녀학교의 모든 일정은 취소되었다. 코로나로 인한 강제 휴교는 ‘학생’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모든 이에게 내린 재앙이다. 해녀학교 학생들도 역시나 피해 갈 수는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2021년 학사가 아예 열리지 않을까를 걱정했던 것과 달리 모집을 하였고, 꽤 많은 인원이 주말마다 모여 마스크 없이 물에 들어가는 행위를 했음에도 이곳에서 코로나가 걸리거나 퍼지지 않은 것에 비하면 충분히 코로나와 좋은 관계를 맺었던 듯하다. 끝까지 피해 갈 수 없었던 것이 아쉽지만 말이다. 



10호 태풍 크로사 때문에 취소된 해녀학교 운동회


2021년 8월 14일. 이 날은 몰랐지만 해녀학교의 공식적인 '마지막 수업'이었다. 10호 태풍 크로사가 일본을 지나면서 제주에도 큰 파도를 만들었다. 원래 운동회로 예정되었던 날이지만 높은 파도와 바람에 위험하여 운동회는 취소되고 실내 수업을 진행하였다. 운동회 연습까지 했고, 오리엔테이션 때부터 바다 운동회가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아서 기대했건만 결국은 취소되어 버렸다. 


학교는 역시 땡땡이쳐야 제 맛 


그 와중에 나랑 함께 제주 곳곳을 누리며 다이빙하는 해녀학교 동기 한 명은 '하루라도 바다에 들어가지 않으면 온 몸에 가시가 돋는 병'에 걸려버려서 실내 수업을 땡땡이치고 해녀학교 바다에 들어가기로 결정하였다. 다 같이 하는 수업을 빼먹는 죄책감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파도가 출렁이는 바다를 두고 그냥 뽀송하게 있을 순 없었다. 



너무 멀리 나가지 말고 가까이에서 놀으라는 사무국장님의 허락과 함께 태풍 속 바다 구경을 시작하였다. 이 날의 시야는 1m도 나오지 않았다. 내 손은 보이는데 발은 잘 보이지 않는 시야. 이렇게 안 보이는 바다는 처음이라서 긴장되기도 했다. 해녀학교 바다는 수심이 3~4m로 얕기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는데 세게 들어가다 보면 머리를 박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제 돌이 나타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천천히 조심히 들어가는 해녀학교 바다가 재미있었다. 그리고 올라올 때도 수면이 보이지가 않아서 언제가 끝인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보통은 올라올 때 빛이 보이면서 출렁이는 수면이 보여서 숨이나 오리발질을 예측하며 올라올 수 있는데, 시야가 1m도 안 나오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태풍에 일렁이는 바다로 뛰어들자!


하지만 해녀학교 운동장은 우리가 자주 보던 모습이었고, 무엇보다 너무나 부유물질로 뿌얬기 때문에 볼 것이 없었다. 바닷 속보다 높은 파도에 출렁이며 수면 위에 떠 서 파도타기를 하는 것이 훨씬 재미있었다. 



땡땡이를 치고서라도 들어가고 싶던 바다였던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이것이 마지막 해녀학교 바다가 됐을 줄이야. 8월 28일이 졸업식이었으나 코로나 4단계가 8월 29일까지였고, 이후 2주 더 연장되어 9월 12일까지가 되었다. 9월 첫째 주에 졸업식을 할 수 있을까 기대했건만 코로나 4단계가 2주 연장됨으로써 해녀학교 졸업식은 추석 이후로 넘어가게 되었다. 졸업식이 진행될 수 있을지, 이대로 흐지부지 해녀학교가 끝나버릴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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