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 자매의 처절한 고통을 그린 : ⌜하얀 국화⌟

일본군 성노예, 제주 해녀, 제주4.3 사건을 다룬 소설

by 정여해

# 하얀국화

# 메리 린 브락트

# 문학세계사

# 2018년 8월 1일


# 한 줄 추천평 : ★★★★☆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제주 사람들, 제주 해녀들의 삶을 소설로 통해 그 처절함을 느껴본다.


# 읽기 쉬운 정도 : ★★★★☆ 위안부를 소재로 한 작품들이 으레 그렇듯 책장을 넘기기 쉽지 않다.








어떤 단어들로 이 책을 소개하는 제목을 지어야 할까. ‘위안부가 된 제주 해녀’라는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이 단어들의 조합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장이 뒤틀린다. ⌜하얀 국화⌟라는 노골적인 상징을 가진 제목은 돌아가신 모든 분들께 바치는 애도의 뜻이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 그렇게 고통받고 죽어야만 했던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추모이다.


16살 하나는 제주 해녀로 물질을 하다 일본 군인에게 끌려가 만주에서 위안부가 된다. 동생 아미는 제주 해녀로 서북청년단과 강제 결혼을 한다. 두 자매의 엄마 역시 해녀로 아미의 남편에 의해 빨갱이로 고발되어 사형 당해 정뜨르 비행장에 묻혀있다. 아빠는 4.3 때 경찰(아마도 아미의 남편 동료인 듯한)에 의해 처참히 죽는다. 하나는 위안소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본 군인에게 벗어나기 위해 사투를 벌이다 몽고인들에게 구해진다. 말년에 한국으로 돌아온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계 미국인이 ‘위안부, 제주 4.3 그리고 해녀에 대해서 뭘 알겠어?’라는 생각으로 시작하지 않을 수 없었다. 표지 날개에 쓰여있는 작가 설명을 여러 번 읽으며 작가와 위안부 그리고 해녀와의 연관성을 찾고자 노력했지만 없었다. 작가의 엄마는 고향이 서울이고, 작가는 런던에 살고 있다. 하나와 아미라는 주인공 해녀 자매의 이름도 거슬렸다. 그러면 그렇지 하는 생각.


하지만 왜곡되지 않은 시선이 담긴 위안부에 대한 영어로 된 소설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하지만 결말이 아쉽다면 아쉽다. 위안소를 도망치거나, 전쟁이 끝나서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던 분들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애정 어린 마음으로 주인공을 살리고 싶었던 작가의 욕심이 담겼던 것 같다.


제주에서 해녀학교를 다니며 알게 된 책이다. 영화 <귀향>이 계속 겹쳐졌다. 나비들이 소설 속에서 계속 보였다. 괴롭고 또 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