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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해녀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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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여해 Jun 15. 2021

아기해녀들! 운동장으로집합!

한수풀 해녀학교 홍보팀, 학생회 그리고 해녀 유영법과 잠수법

2021년 한수풀 해녀학교 홍보팀


오후 1시부터 해녀학교 정규 수업이 시작되지만, 오전 10시,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등교를 한다. 2021년 입문반 14기, 직업반 5기의 재능기부자들이 모여 홍보팀을 구성하였다. 


입학을 위해 썼던 자기소개서에 글을 쓴다고 적었더니 홍보팀에 자연적으로 속하여 활동하게 되었다. 약 2시간가량 회의를 했다. 중간중간 사무국장님이 오셔서 방해 아닌 방해를 하였지만 잘 몰아내고(?) 열심히 머리를 맞댄다. 아직 이름도 얼굴도, 당신이 하는 일도 낯선 사이지만 의견을 공유한다. 나의 일은 지금과 같이 지속적으로 글을 쓰는 것이다. 웹 프로그래밍으로 홈페이지를 관리할 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관리할 팀 등이 꾸려졌다. 아무래도 연세가 있으면서도 그리고 적은 인력으로 돌아가는 해녀학교라서 체계적이거나 현대적인 행정은 없다. 해녀학교에 그런 것을 기대하지 마시라! 제주도의 느리고, 시골 마을의 조금은 어설픈 일 처리가 바로 해녀학교의 방식이다. 


여기 모인 사람들이 모두 해녀학교에 애정을 품고 있음을 눈빛에서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원고팀에 속하여 또 다른 팀원 한 명과 함께 긴 호흡의 글을 쓰기로 하였다. 앞으로 매주 토요일 오전에 모여 회의를 하며 작업 내용을 공유하기로 한다. 


2021년 한수풀 해녀학교 학생회


해녀학교의 학생회에 관해 첨언해보자면, 입문반 회장, 부회장, 총무 그리고 재무가 있고 똑같이 직업반도 네 명이 있다. 나는 입문반의 돈 업무를 맡은 재무를 맡았다. 원래 총무가 돈 관리를 하는 사람 아닌가? 재무 맡을 사람에 손 들고 지원했는데, 알고 보니 재무가 돈 관리를 하는 사람이었다. 한 달에 2만 원씩 걷는 회비와 매주 나가는 간식비를 관리한다. 회장은 직업반 회장과 긴밀하게 연락하며 총괄적인 일을 결정하고, 부회장과 총무는 여러 가지 일을 담당한다. 장에서 호맹이 구입하기, 간식 주문할 곳 찾는 등의 일을 하고 있다. 




또 나는 2021년 해녀학교의 비공식 양호 선생님이다. 그래서 그동안 텅 비어있던 약상자를 채우는 일 역시 맡았다. 한림읍의 약국에 가서 필요한 약을 10만 원 치 사 오라고 명 받았다. 베타딘, 알코올, NS, 진통제, 멀미약, 거즈, 붕대와 밴드를 산다. 이 약들이 쓰일 일이 없기를 바란다. 당뇨를 앓고 계신 직업반 학생 한 분이 지난주 입수에서 멀미를 호소하였다. 멀미약을 먹고 왔다고 괜찮은 건지 상담을 청하신다. 물멀미는 직업 해녀들도 겪는 일로 오늘 드신 멀미약이 효과가 있기를 바라보았다. 수업 끝나고 얘기를 나눠보니 오늘은 물멀미를 하지 않았다고 하셨다. 



입문반 첫 바당 수업! 


한수풀 해녀학교의 교복을 갈아입는다. 아직 나의 double K 다이빙 슈트가 오지 않아서 해녀학교 3mm 슈트를 입었다. 탈의장에서 테왁과 개인 스노클, 마스크를 챙겨 운동장에 집합한다. 1시 30분 드디어 모두가 모여 공식 수업을 시작한다! 필라테스 강사인 입문반 학생의 지도 하에 모두들 몸 풀기 운동을 했다. 학교 체조 구령에 옛날 생각이 나면서 너무 신난다. 첫 입수 날인 오늘 날씨가 뙤약볕으로 지독하다! 입수하기 적절한 날이다. 스쿼트를 비롯한 운동을 하니 얼른 바닷속에 들어가 열기를 식히고 싶어 진다. 



바다 수업은 입문반과 직업반 나누어서 진행되었다. 직업반은 프리다이빙 강사와 함께 static apnea 시간을 측정하고, 입문반은 김재영 교수님의 해녀 유영법을 배운다. 


해녀 유영법 & 오리발차기


자유형, 배영, 평영이라고 편의상 불렀지만 엄밀하게 같지는 않다. 테왁을 끼고 자유형 발차기로 약 700m 거리를 왕복하며 연습한다. 배영은 복근이 많이 쓰인다. 평영이 가장 재미있었다. 실제로 해녀 삼촌이 일하는 것을 섶섬에서 프리다이빙할 때 가까이서 보았는데, 그때 하시던 발놀림이다. 힘이 많이 안 들고, 보통 수면에서 아래를 보며 캘 것이 있는가 찾을 때 쓰는 영법이다. 다리를 팔자로 벌렸다 오므려야 하는데, 이때 포인트는 무릎을 굽히지 않는 것이다. 



섶섬에서 해녀 삼촌. 선생님과 우리는 말 걸고 싶은데 실례가 될까 방해하지 않으려 노력하였다. 


해녀학교 교과서인 「 제주해녀의 이해 」에서 오리발차기의 다양한 방법에 대한 소개가 나와 있다. 


첫째, 플러터 킥(Flutter kick) 은 자유형 킥이다. 다리 전체를 이용하여 다운 킥과 업 킥으로 구분된다. 업킥만 하면 발이 물 밖으로 나와버려 추진력이 떨어지면서도 힘은 더 든다. 그러므로 다운 킥에 신경을 써서 복근을 포함하여 몸 전체를 이용하여 차면 더 효율적인 킥이 된다.


둘째, 사이드 킥(Side kick)은 가위 킥이라고 불린다. 플러터 킥 동작에서 몸통을 옆으로 기울인 자세로 킥을 차는 것이다. 구조 시 옆에서 이끌어야 할 경우 효율적이다.


셋째, 백 킥(Back kick)은 수면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는 자세에서 후방으로 전진하는 킥이다. 구조 시 뒤에서 이끌어야 할 경우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오늘 바다에서는 하늘을 바라보지 말고 시선을 핀 끝을 향하라고 한다. 이렇게 킥을 찰 시에 복근에 많이 쓰인다. 


넷째, 돌핀 킥(Dolphin kick)은 고래의 수영 동작과 유사하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 다리를 똑바로 펴서 아래로 향하게 누르면서 동시에 몸통을 앞으로 구부려 오리발을 함께 흔드는 동작으로 추진력이 가장 좋다. 



해녀들의 잠수 방법 : Duck Dive


잠수할 때는 duck-dive 기술을 잘 사용하여야 몸을 유선형 자세로 만들어 물의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런 효율적인 잠수가 중요한 이유는 산소 소비를 최소화하여 좀 더 긴 잠수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Duck dive 방법을 순서대로 살펴보면,


첫째, 오리발을 이용하여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전진 동작을 한다.

둘째, 상체를 90도로 숙여 아래로 향하고, 팔은 바닥 방향으로 뻗는다.

셋째, 다리를 차올려 엉덩이가 상체와 직선이 되도록 한다.

넷째, 다리를 모아 수직으로 세우면서 작용하는 힘이 중력의 영향을 받아 몸을 아래로 밀 수 있게 한다.

다섯째, 팔을 이용해 물을 한 번 잡아당기며 압력 평형을 하고, 핀이 물이 잠기면서 오리발 차기를 시작한다. 


유영 연습이 끝난 후에는 duck dive 연습을 자유롭게 했다. 수심 5m에 위치한 해녀상도 보고, 그 옆에 있는 정낭도 보고 왔다. 납을 차지 않았음에도 잠수가 잘 된다. 어릴 때 바다에서 잠수하고 놀던 게 절차기억으로 뇌에 잘 박혀 있는 것 같다. 



굉장히 더운 날씨였는데, 바다는 차다! 확실히 잘 피팅되는 좋은 잠수복이 필요하다. 자유 연습이 끝나고 4시쯤 바다에서 나왔다. 첫 입수와 연습은 성공적이고, 우리 모두 즐겁고 또, 사고 없이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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