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학부모의 조용한 지지
9월 4일에 대해서 아이들 학교에서 특별한 공지는 없었지만 그 분위기가 무거울 수밖에 없으리라 미루어 짐작했다.
특별한 계획은 없었지만 선생님께 지지 의사를 보이고 체험학습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전에 학교의 결정이 있는지 여쭈었던 하이톡에서는 논의 중이라고만 말씀하셨던 선생님이 아이를 통해서 정말 감사하다는 인사를 보내오셨을 때 나의 짐작이 맞았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렇다면, 나는 두 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무얼 해야 할까?
다행히 내가 다니는 회사는 아이들을 데리고 출근하는 것이 허용되어 있다.
그래, 다른 계획이 없으니 같이 출근을 해보자.
아침 9시, 아이들과 회사에 도착했다.
열심히 걸어서 출근하는 무리에 끼어 아이들 손을 잡고 걸어가자니 느낌이 색달랐다.
"너희도 오늘은 출근하는 거야."
회사에 도착하니 아이가 있는 직원들은 학교에 가지 않은 이유를 안다는 표정이었지만 아이가 없는 직원들은 공교육 멈춤의 날에 대해서 잘 모르는 듯했다.
요즘 계속 메인기사로 뜨는 내용이라 다들 알고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온도차가 있구나 생각했다.
아이들이 가지고 놀 만한 것들을 몇 개 던져주고 내 책상에 앉았지만 신경이 온통 아이들에게 쏠려있다. 큰 소리는 내지 않아야 할 텐데. 자기들끼리 괜히 투닥거리고 말다툼을 하면 어쩌나.
아이들은 이제 말을 알아들을 만한 나이인지라 조용히 잘 있는데 엄마인 내가 괜히 신경 쓰느라 왔다 갔다 했다.
점심으로 햄버거를 사준다고 하니 입이 귀에 걸리고 엄지 척을 날려준다.
점심 인파를 피해 조금 이르게 햄버거를 사다 주니 남기지 않고 햄버거를 다 먹는다.
읽을 책이며 문제집이며 이것저것 싸왔지만 하나도 보지를 못해서 결국 어르고 달래 학습지 한 장씩을 겨우 풀었다.
명색이 체험학습이니 신청서에 썼던 대로 오늘의 의미를 되새겨보고자 학교의 의미,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 수업 시간에는 어떻게 임해야 할지를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해 보았다.
평소에는 마음이 맞지 않는 두 녀석이 오늘따라 왜 이렇게 마음이 잘 맞는지.
서로 자신의 선생님이 좋다고 우겨댄다.
"우리 선생님은 진~짜 좋아~"
"우리 선생님은 더 좋아~ 엄~청 좋아~"
우리 선생님이 최고인 아이들.
이렇게 아이들에게 최고로 멋진 선생님들을 우리는 얼마나 귀하게 여겼던가.
다른 집회와는 참 다르다.
월급을 올려달라는 것도 아니고, 근무시간을 줄여달라는 것도 아니고.
무언가 본인들의 이익을 보장해 달라는 내용이 아닌 그저 잘 가르칠 수 있게 해 달라는 요구라니.
이 무더운 날 교실 밖으로 나간 교사들, 그리고 마음으로 함께 하는 수많은 이들을 생각하며 아이들과 하루를 마무리해 본다.
선생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