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더니

헛소리 주의보

by 트윈플레임

솔직히 고백하자면 난 이 책은 읽지 않았다. -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단지 기억에 남는 부분은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한 그 순간부터 코끼리 생각밖에 안 난다는 것이다.


비슷한 일이 일상에서도 종종 벌어진다.

초콜릿을 먹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할수록 더 단 음식이 당기고, 핸드폰을 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할수록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횟수가 더 늘어난다.

열심히 공부를 하려고 할 때마다 책상 위를 청소했던 것처럼 뭔가를 생각할수록 더 실행하기가 힘든 상황이 벌어진다.


그것이 오늘 나에게 벌어진 일이다.

글을 쓰려고 할수록 머릿속이 새하얘진다.

이렇게나 한 점 떠오르는 것 없이 하얗다.

이럴 거면 생각이 많아서 괴로울 때마다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할까 보다.


썼다 지웠다 작가의 서랍에 흔적만을 남긴 채 이 주제에서 저 주제로 널뛰기를 하고 있다.

아마 이 글을 발행한 후 이불킥을 하고 난 후에야 이것저것 아이디어가 솟아나지 않을까?


아, 이런. 이제 자꾸 머릿속에 코끼리가 떠다닌다.

내가 이러려고 호기롭게 일간 매거진을 시작한 것이 아닌데.


코끼리와 글쓰기를 이렇게 떠나보내면 내일은 그분이 오시기를.

영감님.

글감님.


이 와중에 코끼리의 기억력을 부럽다고 생각하고 있는 나.

이제 그만 헤어지자. 코끼리야 안녕.


(저의 아무말 대잔치를 끝까지 읽어서 눈을 버린 구독자님들 죄송합니다.

그리고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는 제가 읽어보진 않았지만 단언코 웃긴 책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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