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면 될까. 얼마면 되겠어?
가을 하늘이 파란 약간 서늘하긴 하지만 상쾌한 날씨다.
집에서 뒹굴던 아이들을 학원에 넣어놓은지 두 시간.
조용한 두 시간 이후 아이들을 픽업하러 가는 마음이 가볍다.
있으면 성가신데 없으면 보고 싶은 아이들.
학원 앞에서 정차를 하고 신나게 단체카톡방에서 대화를 하던 중 둘째 아이에게 전화가 왔다.
"엄마 학원 앞이야. 어서 내려와."
"엄마, 그런데 학원 1층에 탕후루 집이 생겼어."
"그래, 엄마 카드로 오빠랑 너랑 하나씩 사가지고 와."
"우와, 엄마 고마워요!"
탕후루 하나에 이렇게 고마워할 줄이야.
이 날따라 마침 학원비 결제를 위해 카드를 들려 보냈기에 그걸로 선심을 좀 썼다.
그러다 문득 궁금해졌다.
몇 달 전 명동에 갔을 때 길거리에 팔던 탕후루 가격이 잘은 기억이 안 나지만 4~5천 원 정도 했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이 동네 탕후루는 가격이 얼마일까.
명동은 길거리 음식이었으니 가겟세도 안내도 될 텐데 여기는 그야말로 상가월세가 비싼 대치동 한가운데가 아닌가. 갑자기 괜히 사 먹으라고 했나 슬그머니 후회가 되던 찰나 '딩동' 카드 결제문자가 날아왔다.
'OO카드 승인. 7,000원'
휴, 다행이다.
한 개당 3,500원이구나.
순간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이게 뭐라고 순간 쫄았을까.
탕후루가 비싸봐야 얼마나 나오려고.
잠시 후 손에 하나씩 샤인머스캣 탕후루를 가지고 아이들이 차에 탔다.
평소엔 탕후루를 잘 먹지 않던 첫째도 과일이 신선하다는 둥, 사탕코팅이 얇아서 건강에 덜 나쁘겠다는 둥 너스레를 떨면서 잘 먹는다. 원래 탕후루를 좋아하던 둘째는 열심히 먹느라 말할 틈도 없다.
그래. 너희들이 즐겁다면 됐다.
그러면서 괜히 내 맘 한구석이 켕기는지 아이들에게 한 마디를 한다.
"대치동은 참 좋은 동네 같다, 그치?"
갑자기 엄마가 뭐라고 하나 의아해하는 아이들에게 한마디를 더 붙인다.
"아니, 탕후루 가격이 좋다는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