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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윈플레임 Nov 26. 2023

무조건 성공하는 '버터구이 닭다리'

특별한 일 없는 일요일 오후.

점심을 부실하게 먹은 아이들이 배가 고프다고 한다.


내가 이럴 줄 알고 닭다리를 사뒀지.

요똥이 제일 자신 있어하는 메뉴를 오늘 만들어주마!


몇 달 전 이 요리를 해줬더니 먹깨비 아들이 사 먹는 것보다 맛있다며 엄치척을 날려줬었다.

그 이후로 이 메뉴는 요똥의 주메뉴가 되었다.

그것은 바로 '버터구이 닭다리'이다.

이 요리를 하기 위해 야심 차게 에어프라이어까지 대용량으로 바꿨을 정도다.


이 요리는 무엇보다 간단함이 매력이다.

얼마나 간단한고 하면,

1. 닭을 씻어 칼집을 낸 후 소금 간을 한다.

2. 버터를 전자레인지에 돌려 녹인 후 닭다리에 바른다.

3. 노릇해질 때까지 에어프라이어에 돌린다.

4. 노릇노릇 구워지면 먹는다.


이건 뭐 거의 라면 버금가는 간단한 요리이다.

그야말로 요똥에겐 최고의 요리가 아닐 수 없다.


짜잔!

이번엔 아이들이 얼마나 감동할까. 우리 엄마 최고라며 쌍따봉을 날려주면 유머로 받아칠까 아님 감동모드로 가야 하나 고민을 하며 뜨거운 닭다리를 식힌 후 아이들에게 줬다.


맛있는 냄새에 달려온 아들이 크게 한입을 베어 물더니 자리를 뜬다.

이건 무슨 반응이지?

"왜 그래? 맛이 없어?"

"엄마, 이건 좀... 너무 싱겁다."

".... 아, 그래?"


역시 요리의 9할은 간인데, 이건 내가 먹어봐도 너무 싱겁다.

지난번에 했을 때 조금 짜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소금을 좀 살살 뿌린다는 게 아무래도 너무 소금을 아꼈나 보다. 허니 머스터드소스를 찍어도 이건 뭐 너무 싱겁다.


거기다 닭고기는 또 왜 이렇게 퍽퍽한 건지.

분명 예전에 했을 때는 기름기가 좔좔 흘렀는데.

기대했던 노릇함이 안 나오길래 에어프라이어를 좀 오래 돌렸더니 기름이 빠져도 너무 빠졌나 보다.

이를 어쩌나. 


누가 요똥이 아니랄까 봐.

최고 자신 있다는 메뉴도 이렇게 와장창 망쳐버린다.

이렇게 간단한 메뉴가 있냐며 자신감 뿜뿜 했던 어깨가 축 쳐진다.


그래도 버터구이 성공 공식을 깨달았다며 다음번엔 성공을 외쳐본다.

소금 간은 살짝 짭짤하게, 그리고 에어프라이어 온도는 200도로!


다음엔 성공할 수 있겠지?

누가 요똥 좀 구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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