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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윈플레임 Oct 30. 2024

아무것도 없이 살고 싶어!!!

독서가의 책상에는 자고로 지금 읽는 몇 권의 책이 항상 펼쳐져 있는 법이다.

그래서 내 책상 (사실은 공용 책상) 위에는 항상 책이 있다.

그런데 내게는 그것이 그저 몇 권이 아니라는 사실만이 다를 뿐이다.


그런데 비단 책만이 문제가 아니다.

분명 빨래를 해서 걷은 옷인데, 곱게 개어놓기까지 했는데 왜 아직 거실 잡동사니 바구니 위에 있는 것일까. 심지어 아직 개지 않은 옷도 지금은 내 옆에 놓여 있다. (방금 걷어서 두었다고 변명을 급히 해본다.)


오늘 입었던 겉옷은 의자에 걸려있고 가방은 몇 개가 거실에 나와있다.

딸이 사랑하는 인형도 몇 개 함께 있다.


거실 한편에 있는 컴퓨터 책상에는 또 책이 있다.

그 옆에는 메모지와 연필깎이 그리고 필기도구가 꽂혀있는 연필꽂이와 과자 한 봉지 그리고 일력이 있다.


눈길을 여기로 돌리나 저기로 돌리나 뭔가 다 수북이 쌓여있다.

그렇다. 이곳이 내가 사는 공간이다.


그동안 수차례 나도 미니멀 라이프를 해보겠노라고 다짐했고 실제로 꽤 오랜 기간 물건을 버리기도 했다. 그 결과 나는 늘 입을 옷이 없다. 그리고 집에서 가장 여유 있는 공간은 옷장이 되긴 했다. 

하지만 물건이 많은 것이 문제인지 아니면 정리를 못하는 것이 문제인지 그것도 아니면 둘 다가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디 한 곳 빠꼼히 숨 돌릴 곳이 없다.

여백의 미가 있어야 진정한 인테리어의 완성이라는데 여백은커녕 빈 공간 찾기가 숨은 그림 찾기보다 더 어렵다. 


분명 열심히 버리는데, 거기다 특별히 뭘 사는 것 같지도 않은데.

그렇다면 분명하다!


우리 집에는 분명 물건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이런 헛소리를 하며 오늘도 가장 쉬운 방법.

흐린 눈으로 바라보기.

그것도 안되면 지그시 눈을 감는 것으로 고민을 잠시 잠깐 해결해 본다.


아~~~~~~~~!!!

나도 정말 아무것도 없이 살고 싶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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