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가 대안학교.
도대체 무슨 공부를 어떻게 한다는 걸까.
공부를 하긴 하는 걸까?
아이의 입학과 함께 수업 시간표가 공지되었다.
음.. 그런데 전부 영어로 된 약자여서 뭐가 뭔지를 모르겠다.
1학기가 끝나가는 지금에서야 약자로 된 글자에 대한 의문이 좀 풀렸다.
K - 국어, 국어교과서로 일반적인 국어수업을 한다. 한자어휘 문제집도 풀고 지정해 준 책도 함께 읽고 독후활동도 한다. 이번 학기에 읽은 책은 왕자와 거지, 페인트.
M - 수학, 수학교과서로 수업을 하고 부교재로 문제집도 푼다. 특히 수학은 학원을 안 다니는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과목이라 온라인 수학수업도 집에서 별도로 듣는다.
SSK - 한국사, 아이가 좋아하는 과목이기도 하지만 직접 조사한 내용을 발표하는 수업이어서 더 즐겁게 수업을 듣는 느낌이었다.
C&C - 진로와 소명, 매주 다른 직업의 세계에 대해서 배운다.
PE - 체육, 줄넘기를 기본으로 하고 그 외 각종 체육 관련된 실기형식으로 진행되는 수업이다.
CA - 동아리 활동인데 아이는 축구를 선택해서 친구들과 매일 열심히 축구를 했다.
여기까지는 한국어로 하는 수업이고 아래부터는 영어로 하는 수업이다.
ER - English Reading, 자체교재로 공부하고 이번 학기에 읽은 영어책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였다.
EW - English Writing, 영어 단어와 문법 수업이 이루어지고 매주 20개씩 영어단어 시험을 쳤다. 유의어, 반의어를 같이 외우니 곱하기 3이라고 봐야 할 것도 같다.
S - 과학, 과학을 성경적 관점에서 배운다는 것이 신선했는데 생각보다는 아이가 잘 받아들이는 듯했다.
B - 성경, 성경에 나오는 한국어가 어렵다 보니 영어로 배우는 것이 상대적으로 쉽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Elective - 선택과목, 아이는 선택과목으로 코딩을 선택했고 이 과목 선생님이 외국분이셔서 자동적으로 영어로 수업을 하게 되었다. 코딩을 초등학교 때부터 배웠던지라 다른 과목을 했으면 했지만 꼭 듣겠다고 해서 말리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수준이 높아서 초등학교 때 배웠던 것이 도움이 되었다.
별로 학교수업이 많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이렇게 죽 나열해 보니 그래도 꽤 이것저것 수업이 많다. 물론 일반 중학교를 가면 이것보다 더 했을 테지만.
1학기를 마무리하는 지금 돌아보니 그래도 처음 듣는 영어수업도 있고 수업 시간에 발표도 많아서 어색했을 텐데 잘 적응해 준 아이가 고맙고 또 이런 학교가 너무 재미있다고 하니 그것 또한 참 다행이다. 무슨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 엄마인 나도 잘 모르는 데다가 학원을 다니지 않으니 뭔가를 더 채워주기도 애매해서 걱정했는데 이렇게 어찌어찌 한 학기가 끝나간다.
대안학교는 공부를 어떻게 하는 건가 궁금했는데 한 학기를 다녀본 걸로는 일반 학교와 비슷하게 주요 과목 수업은 다 한다는 것.
수업 시간에 자거나 딴짓하는 친구가 없고 학생수가 적으니 어쨌든 수업은 열심히 듣는다는 것.
학교 숙제가 많지만 적응하니 그 또한 쉽게 한다는 것.
그것까지가 지금까지 내린 결론이다.
그래서 완전 만족을 할까?
아이는 아주 대만족. 선생님도 좋고 친구들도 좋고 급식도 좋고 그냥 다 좋단다.
그럼 엄마는?
아마 어디를 간다 한들 만족은 없지 않을까?
지금 시점의 나는 엄마같이 수포자가 되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를 고민 중이다.
수학을 잘 못하는 데다 관심도 없고 선행도 안 하는데 이를 어쩌면 좋을까.
엄마는 늘 고민 중, 걱정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