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는 그랬다.
사춘기인가? 싶을 때는 아직 때가 오지 않은 거라고.
돌았나? 싶을 때가 그 때라고.
점점 혼자 보내고 싶은 시간이 늘긴 하지만 그건 게임을 하고 싶어서 그런 듯하고, 방문을 닫지는 않는다.
친구가 부모보다 더 좋은 듯 하지만, 학교 밖에서 따로 만나지는 않는다.
잔소리가 귀찮긴 하지만 사춘기의 상징 ‘내가 알아서 할게.’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무엇보다 눈빛을 보니 아직 돌지는 않은 듯하다.
멍뭉이 같이 꼬리를 흔들며 안기는 건 여전하고 시도 때도 없이 동생과 투닥거린다. 키가 자기 가슴까지 밖에 안 오는 어린 동생이랑 도대체 싸울 일이 뭐가 있다고.
저녁 반찬이 제일 궁금하고, 간식에 진지하고, 먹고 나서 머리만 대면 잔다.
덩치만 컸지 아직 아가구나.
사춘기가 고등학교 때 오면 성적에 지장 있다고 다들 빨리 오는 게 낫다고들 하던데, 그러나 저러나 내가 오라고 한들 그게 빨리 올까.
오라는 사춘기는 안 오고 사춘기의 상징 여드름만 왔다.
매일같이 어린아이를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를 하지만 막상 그때가 닥치면 좀 섭섭하려나.
“아들아, 너 사춘기냐?”
“응. 사춘기니까 말 안 들을래.”
“그래. 사춘기니까 좀 맞아보자.”
아직까지 엄마랑 티키타카가 되는 걸 보면 확실히 아직 멀었다.
그런데 도대체 왜 책가방에 모든 교과서와 관련서적은 다 넣어 다닐까. 심지어 성경책에 지금까지 했던 3개월치 큐티책, 이미 수업이 끝난 수업교재도 있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아예 모래주머니를 차지 그러냐?”
“뭐가 무겁다고 그래. 내가 알아서 할게.”
헉. 드디어 나왔다.
근데 뭘 알아서 하는 거지? 정작 숙제를 해야 하는 책은 안 가져왔는데.
엄마는 더 이상 책가방에 손을 대지 않기로 했다. 아들은 스스로 알아서 하는 사춘기 소년이 될 테니까.
알아서 못하기만 해 봐.
진짜 모래주머니를 넣어줄 테다.
우리 집 중일이는 아직 어린이와 사춘기의 그 중간 어디쯤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