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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윈플레임 Apr 24. 2023

펀치를 날려보자!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싶다면 복싱을 배워보세요.

복싱. 권투.

이런 건 록키 같은 남자들만 하는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여성전용 복싱클럽이 있네.

한번 해볼까.

복잡한 생각 없이 바로 시작이다.


글러브를 착용하고 펀치를 바로… 날려보고 싶었으나 우선은 기초체력 운동부터 한다고 한다.

타바타 운동처럼 초단위로 운동을 쪼개서 하는데 이거 보통이 아니다.

시작한 지 5분도 안되었는데 숨이 차다.

내 팔이, 내 다리가 이렇게 무거웠나.


실제 복싱동작 시간에는 라이트훅 레프트훅 어퍼컷을 종류별로 배운다. 이게 또 보는 것과 다르게 쉽지 않다.

그냥 팔만 휘두르면 돠는 줄 알았는데 다른 한 손은 얼굴을 보호하면서 주먹을 뻗는데 동시에 스텝도 밟아야 한다.

아 내가 이렇게 운동신경이 없었나. 발도 꼬이고 팔도 꼬인다.

마지막으로 샌드백을 치는데 이건 또 왜 이렇게 힘들까. 팔과 주먹이 너무 무거워서 들어 올릴 힘도 없다.

그렇게 한 시간이 가고 정말 다른 생각을 할 시간이 1초도 없이 영혼이 탈탈 털리고는 수업이 끝났다.


복싱 이거 보통 아니네.

선수들을 존경하기로 했다.

이거 겨우 취미수업 한 시간 해보고 너덜너덜 나가떨어질 정도인데 제대로 했다간 기절할 판이다.


선생님은 프로 복싱선수 출신 여자분이신데 작은 체구지만 그 안에서 뿜어내는 에너지가 대단하다.

작지만 단단한 느낌이랄까.

나도 저렇게 되고 싶은데 나는 선생님에 비하면 뭔가 두부 같은 느낌이다.

흐물흐물 부피만 컸지 물컹대는 속을 가진 두부.

두부가 묵이 되면 좋겠는데.


그렇게 수업을 두 달 정도 했을까.

너무 힘이 드니 자꾸 갈 수 없는 이유를 만들고 있다.

일이 많아서, 몸이 아파서, 애 때문에.

복싱클럽까지 버스를 타고 가야 해서 불편하다는 말도 안 되는 핑계도 더해졌다.


결국 날렵한 몸으로 펀치를 날리는 내 모습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게 되었고 두부가 묵이 되는 경지의 근처도 가지 못한 채 복싱 배우기는 시작과 함께 끝이 났다.

그래도 샌드백에 펀치를 날릴 때는 스트레스도 날아가고 기분 좋았는데!

그저 애꿎은 소파쿠션만 퍽퍽 쳐본다.


펀치! 펀치! 슉슉 (이 소리는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다.)








* 이미지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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