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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윈플레임 May 19. 2023

5월의 봄바람과 함께 춤을

두 사람만의 달빛 무도회

시원한 봄바람이 불어오던 5월의 어느 날 밤.

야외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우리에게 어디선가 음악소리가 들려왔다.

근처의 야외 음악회에서 들려오는 부드러운 미디엄 템포의 음악은 가벼운 봄바람만큼이나 살랑살랑 내 귀를 간지럽혔다.


자연스럽게 리듬을 타던 나에게 그는 손을 내밀었다.

무도회에서 춤을 청하는 신사처럼 내 손을 이끌었고, 그는 한 손으로는 나의 허리를 감싸 안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내 손을 잡았다. 

우리는 서로에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이며 음악에 몸을 맡겼다.


음악은 아름다웠고 나는 구름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이었다.

특별히 춤의 스텝을 알거나 동작을 알고 추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서로 사랑하는 마음과 아름다운 음악 그리고 봄바람에 취했을 뿐.


그는 그런 사람이었다.

멋진 음악이 들려오면 춤을 청하고, 한밤중에도 집 앞에 찾아와 장미꽃을 전해주고 가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기억해 뒀다가 들려주고, 감동적인 영화를 찾아서 보여주는 사람.

전화로 사랑의 노래를 불러주고, 어느 날 갑자기 사랑의 편지를 보내는 사람.

또 하나의 나를 보는 것 같이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좋았고 그래서 말하지 않아도 통한다는 그 느낌이 좋았다.


지금은 그때의 기억이 많이 흐릿해졌지만 오래전 어느 밤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춤을 췄던 추억을 선사해 준 그 사람이 5월의 바람이 상쾌한 밤이면 문득 생각이 난다.


함께 했던 추억이 아름다워서 다행이고 우리의 마지막이 나쁘지 않아서 다행이다.

문득 떠오르는 기억들이 모두 좋은 것이어서 다행이다.

어디에 있어도 늘 행복하기를.

5월 밤 달빛 아래 무도회의 추억처럼.












* 이미지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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