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하며 행복했던 기억 속에서 그를 쏙 빼내고 싶었다.
그래야 정말로 슬픔은 없는 순도 100%로의 '좋은 기억'이 될 수 있을 거 같았다.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오는 멋진 풍경 앞에서도
여기저기 카메라를 들고있는 무리 속에 있을 때도
맛있는 음식들 위로 가볍게 대화를 오가며 식사를 할 때도
그 좋았던 순간에서도 그를 떠올리며 남몰래 아파했던 모든 시간들을 빼내고 싶었다.
그치만 도무지 그를 빼놓고는 온전히 그 시간들을 떠올릴 수가 없다.
그래서 너를 기억한다.
너와 심하게 다투던 그 시간들은 잊을 수 있어도
좋았던 순간 사이사이에 혼자서 너를 생각하며 보냈던 그 시간들은 잊을 수가 없다.
너를 빼놓고는 그때의 내가 있을 수가 없다.
어쩌면 그 기억들을 소중히 여기고 있는 건, 너 때문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