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레인지도 일인걸요.

착각하지 마라. 어레인지에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

by 염군

단언컨대, 2023년부터 '어레인지 (Arrange : 일을 처리하다, 일을 주선하다)'라는 단어를 제일 많이 썼다고 자부할 만큼 정말 많은 어레인지를 해왔다. 일에 몰두할 때는 일만 생각하는 나이기에, 그리고 마케터의 업무 중 '어레인지'와 '커뮤니케이션'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나이기에, 개인적인 일에 있어서도 나는 어레인지라는 단어를 굉장히 많이 쓴다. (그건 내 친구들이 더 잘 알 거다.)




흔히들 마케터들이 간단한 기획들을 대부분 마치고 (성격이 급하거나 타이밍이 맞아야 한다는 이유로) 어레인지를 시작하는 게 보통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적절한 타이밍에 노출을 하고 무엇보다 '잘'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미리미리 기획을 하고 타 부서 또는 외부 인력과 어레인지를 통해 픽스를 짓고 일을 마무리 짓곤 한다.


본격적으로 마케터 생활을 하면서 어레인지를 시작한 건 내가 한 때 유명했던 패션 플랫폼에서 사회 초년생의 시절을 벗어나 브랜드 담당자로서 업무를 전환했던 시기서부터였다. 제법 유명한 브랜드라고 치부했지만 나 혼자서 내 부사수와 함께 온전히 어레인지를 해야 했던 그 시기는 정말 누구 말처럼 '겁대가리'없던 시절이었고 다행히 인지도와 유명세가 있던 브랜드였기에 결과물 또한 쉽게 나왔던 시절이었다. 기획을 10%만 해도 브랜드의 인지도 덕에 비교적 저예산으로 평타 이상의 결과물들이 나왔던 때였으니까.


하지만 그 이후, 인지도가 낮았던 브랜드에서 근무를 했을 때 나는 나의 기획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곧 어레인지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는 Key라는 사실을 알았고 어떤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어레인지를 했냐에 따라 예산이나 퍼포먼스가 다르게 나온다는 사실을 직접 경험했다. 경험은 정말 큰 스승이었고 어느 순간 기획을 할 때 하나둘씩 힘을 빼거나 더 투입시키는 완급조절에 대한 감을 익혔더랬다.




많은 사람들이 어레인지 자체가 일이라는 생각을 안 하곤 한다. 나는 이 부분에 있어 '문의'와 '어레인지'는 다르다고, '어레인지'는 일이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왜 그러냐고?


나는 개인적으로 인간이라는 종족이 무의식 중에 가지고 있는 본능이 바로 '의존심리'라고 생각한다. 리더가 있으면 팔로워가 있고 리더 또한 은연중 그들만의 리더가 있기를 바란다. 이건 어쩔 수 없다. 모두에게 책임을 진다는 행위는 쉬우면서도 때로는 막중한 짐이기도 하니까.

(일로 보나 개인으로 보나) 어레인지라는 행위 자체는 그 책임의 시작이자, 어떤 팀 또는 개인이 총대를 메고 시작을 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그리고 그 주최자의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공감, 때로는 임기응변과 '네고'를 통해 그 어레인지를 구체화시키고 실행화 시킬 수 있다. 그러기에 어레인지는 단순히 업무의 첫 시작이 아닌 모든 프로젝트에서 첫 책임을 지는 행위기에 나는 어레인지가 절대적으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결국 그 모든 시작에 있어 책임을 지고 잘함과 못함, 옳고 그름에 대한 잣대를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 행위에 대해 '책임'이라는 행위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거나 과소평가하는 이들을 굉장히 싫어한다. 또한 어레인지를 한다고 하면서 제대로 된 어레인지를 하지 못하고 결국 책임을 회피하는 이들 또한 달가워하지 않는다. 책임이란 행위, 그건 이 업무를 내가 책임지고 제대로 하겠다는 용기에서 비롯된 행동일 테니까.




2025년 1,2월. 우리 팀은 벌써 크고 작은 프로젝트 어레인지를 5건 이상 마쳤고 결과물 또한 순차적으로 나오고 있는 중이다. 물론 그중에는 성공한 것도, 실패한 것도 있지만 그것에 좌절하지는 말자고 늘 팀원들에게 이야기하곤 한다. 책임을 다해 어레인지 했고 최고의 결과를 보고 최선을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어레인지가 일이 아니라고? 착각하지 마라. 어레인지에서부터 마케팅의 모든 것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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