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 능력 부족이
마케터에게 끼치는 영향

by 염군

마케터는 본인의 기획력을 바탕으로 수많은 유관부서와 외부 업체와의 협상에서 합의점을 도출해야 하는 '네고왕'이 되어야 한다. 왜냐고? 마케팅에 있어 유관부서는 절대적이며 유관부서의 협조 없이는 마케터는 절대 본인의 캠페인을 제대로 홍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정확하고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그들이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서포트는 물론, 명확한 의사결정과 언어선택, 그리고 '한 길'로 가야 한다는 명확한 목표의식이 동반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부족했을 때, 마케터에게 끼치는 영향은 과연 무엇일까? 글쎄, 누군가는 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마케팅을 할 때 필요한 요소인지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단언컨대 마케터에게 있어 '커뮤니케이션 능력 부족'은 치명적인 단점이며 이 능력이 없다면 마케터를 하지 말아야 할 이유라고 말할 만큼 이 능력은 마케터에게 절대적이다.




마케터의 머리에서 나온 기획을 실행시켜 줄 사람은 마케터가 아닌, 디자이너나 MD, 퍼블리셔, 개발자 또는 타 브랜드의 유관부서일 수 있다. 그만큼 내 기획력을 가시적으로 만들어줄 사람들이 마케터에겐 꼭 필요하단 뜻이다.

마케터가 짠 기획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은? 바로 마케터 본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케터는 자신의 기획을 보다 명확하게 알려줄 의무가 있으며 이 기획에 대한 방향성이 결정됐다면 중간에 마케터가 커뮤니케이션 없이 자기 멋대로 업무 내용을 바꾸거나 일의 효율을 따져가며 커뮤니케이션을 흩트려서는 안 된다.


마케터의 기획을 바탕으로 유관부서의 커뮤니케이션은 또 하나의 '협상'의 자리이다. 그리고 그 협상이 끝나면 이는 하나의 '약속'이자 '계약'으로 생각해야 한다. 계약서에 도장 찍은 이후, 계약서 조항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분열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것처럼 커뮤니케이션이 끝난 시점에는 그대로 이행을 하는 것으로 간주해야만 한다.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이 계약일 수 있는지, 사람 대 사람으로 일하는 예외사항은 존재한다고? 그건 말이 되지 않는다. 상황으로 인해 변경이 되거나 업무를 진행하다 태스크가 발생한다면 신규 계약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다시 맞추면 될 일이다. 상대방이 말을 바꾸거나 커뮤니케이션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과 조율해야 하지만 마케터 본인의 기획을 본인이 흐트러트린 후, 그걸 공유하지 않는다면 내지는 타 부서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미 끝난 상황에 본인이 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못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느 누가 계약서 조항을 수정하고 이를 알려주지 않는 상황에서 도장을 찍겠는가.




'대리님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하세요?'


8년 차가 되고 나니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방법을 물어보는 마케터들이 있곤 하다. (나도 잘한다 자부할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정말 어렵고 힘든 몇몇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나는 이 커뮤니케이션의 기본 스탠스를 '협상'이라고 생각한다. 분명 그 사람이 원하는 게 있을 거고 그 원하는 것에 맞춰 나의 기획을 투영시키는 것에서부터 커뮤니케이션이 시작된다. 그러기 위해선 상대방이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을 때의 니즈를 파악해야 하고 그 니즈가 이 프로젝트에 도움이 되는지, 방해가 되는지를 파악하고 빠르게 협상이 들어가야 한다.
대부분 (정말 말도 안 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내가 만난 실무자들은 대부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하고 싶었고, 대신 업무에 투입되는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고 싶어 했다. 그 니즈를 맞추기 위해서는 이 사람이 얼마만큼 업무에 대한 실무 경험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한 후에 업무에 대한 업무 분할과 그것에 들어가는 리소스 (예산 등)을 정확히 산정해서 나누어야 보다 명확한 협상이 가능한다.


무엇보다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할 때 다짐하는 것 중 하나가 나에게 무리한 요구는 그 사람에게도 무리한 요구일 수 있다는 점과 내가 잘하는 영역이 있듯이 그 사람이 잘하는 영역 또한 존중하자,라는 것이었다. 그것을 모두 고려하고 난 시작점에서 협상이 들어가야 최선의 결과물이 나오더라.




마케팅을 하면서 직급 대비해서 내 퍼포먼스가 안 나온다면 나는 환경의 영향과 함께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대한 자아성찰을 하라고 조언 아닌 조언을 하곤 한다. 업무 속도가 더디거나 진전이 안 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마케터에게 있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정말 중요하다. 그 능력의 기본은 (물론) 공감능력이긴 하나 아무런 배경지식 없는 공감은 비즈니스가 아닌 친구들에게 사용해도 충분할 것이다. 우리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고 그 일에 있어서 공감은 결국 타인의 업무에 대한 지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실무를 직접 할 필요는 없지만 타인이 하는 실무에 대해 잘 파악하고 알기 위해 노력하고 때로는 모르면 물어보면서 자신만의 배경지식을 쌓아야 한다. 그리고 그 배경지식을 '타인'을 휘두르고 통솔하기 위함이 아닌 타인과 함께 보다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위해 휘두르는 무기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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