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LOGUE : 난 멈추지 않는다

by 염군



EPILOGUE


직장을 다닌지 3주년, 나는 3번째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3번의 회사를 다녔고 2번의 이직을 거쳤으며 이번 회사는 8개월만에 결정된 일이었다.

3번째 회사를 다니며 참 많은 것들을 겪었다. 그것들을 온전히 겪으면서 버텼지만 어느 순간부터 내가 노력만 해서 안 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서히 나는 내가 망가져가고 매일 친구들에게 '회사'에 대한 하소연만 하면서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무엇보다 끔찍했던 건, 내 삶이 그다지 행복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돈은 돈대로 벌지만 늘 수입보다 지출이 많았고 내가 원하는 것들을 가졌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더 허무하고 공허해져만 갔다. 회사를 다녔어도 옛날의 나는 분명 행복했을 텐데 이렇게 행복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나는 계속 고민하고 고민했다.




EP.01 2020.11.01 난 멈추지 않는다

10월 5일 퇴사를 한다고 통보한 뒤, 격동의 한 달이 지났다. 퇴사를 하면서 "이렇게 바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일 만큼, 퇴사 직전까지 너무나도 바빴기에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얼떨떨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 원래 같으면 업무도 정리하면서 마음도 정리하기 나름인데 업무가 너무 많았다 보니 심적으로 체력적으로 회복이 안 된 것이 원인일까?

어쨌든 29살, 나는 다시 백수가 되었다. 그러는 와중에 돈은 벌어야 했기에 마케팅과 전혀 상관없는 계약 사무직을 구했다. 당장 생활이 궁핍하기에 돈은 벌면서 면접은 계속 보러 다니려는 생각에서 결정한 일이었다. 다행히 그 사무직은 내가 일전에 일했던 업무였고 무엇보다 '워라벨'이 존중되는 회사다 보니 스트레스받지 않으면서 회사를 준비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결정한 회사였다.

그 와중에 나는 EPR 관리 자격증 응시와 글은 써봐야겠다는 생각에 11월 1일부터 콘셉트진 100일 글쓰기 프로젝트를 참여하게 됐고 그동안 말만 하던 '스마트 스토어' 또한 개설하게 되었다. 이 모든 건 우습게도 10월에 모두 진행한 나만의 '프로젝트'였다.

고백하건대 3번째 회사를 다니면서 나름 나는 나를 포장하며 지냈다. 비싼 옷, 명품, 다이어트 성공... 패션 마케터로서의 겉모습은 화려했을지 몰라도 내 속은 계속 썩어가고 있었다. 점점 더 퇴보해가고 있었고 점점 더 삶이 재미가 없었고 공부나 독서에는 흥미가 없어져만 갔다. 그러다 보니 그저 하루하루를 버티면서 살아가고 있는 나 자신을 내가 싫어하고 있다는 걸 어느 순간 느끼게 됐고 그 순간이 쌓이고 쌓이다 한꺼번에 터져버리게 됐다.

하지만, 난 멈추지 않는다.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이제부터 하려 한다. 해보자는 말을 믿지 않을 것이며 못한다는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될 것이다. 일이 많다는 말을 이야기할 것이며 더 이상 '남자'라는 이유로 역차별을 당하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제 다시 내 삶의 열정을 되찾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