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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군 Dec 03. 2020

멋진 글을 쓰고 싶진 않았습니다만.

 

 세상엔 다양한 작가들이 있고 다양한 글이 있다. 그 글 중엔 참 '어떻게 이런 표현을 쓸 수 있을까?' 라며 속으로 찬사를 아끼지 않는 글들도 있고 '이건 왜 이렇게 썼지?' 라며 반문을 가지게 되는 글들도 있기 마련이다.


 글이란 건 참 웃기다. 어쩌다 보면 나 자신이 보이다가도 나 자신을 숨겨야 할 때도 있다. 난 그런 사람이 아닌데 난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하고, 어쩔 땐 그런 사람처럼 보여야 할 때도 있다. 그래서 그 글을 쓴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상상이 가기도 하고, 상상이 안 되는 작가들도 있다. 그 사람의 글이 곧 그 사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니까.





  어떤 작가가 되고 싶냐고 물어본 사람은 없지만 글은 계속 쓰고 있고, 글을  지가 10년이 되었지만 나는 아직도 멋진 글을 쓰고 싶지 않다.

 적어도 내 글이 멋진 미사여구가 가득한,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는 글이지 않기를 바란다. 직설적인 말과 표현이 있기를 바라고 글 속의 세계에선 나 자신이 조금 더 솔직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앞으로도 쉽게 읽히고 쉽게 공감되지만 읽는 사람들이 계속 생각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이게 무슨 글인지도 모른 채, 읽자마자 지루한 글을 쓰고 싶진 않다. 그렇다고 뻔한 글 또한 쓰고 싶지 않다.


 그래서 내가 쓰는 글들은 쉬우면서도 참 어렵다. 쉽게 쉽게 글을 쓰다 보면 어디로 빠져나가야 할지 고민이 되기도 하고 계속 쓰다 보면 어떻게 끝맺음을 지어야 할지 모를 때도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내가 쓴 글들이 제법 마음에 든다. 솔직한 감정들을 적어 내려가다 보면 내 감정들이 정리가 되기도 하고 무엇보다 나의 감정을 타인이 더욱 빠르게 공감해주며 그것에서 치유를 받는 상대방을 보았기 때문이다. 글이란 그래서 어떻게 쓰느냐, 그 글을 쓴 작가가 어떻게 상대방을 대하느냐에 따라 참 많은 것들을 줄 수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글을 쓰면서 알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내 글이 많은 여운을 가지게 만들어 준다면 나는 그것으로도 내 글에 대해 많은 만족을 가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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