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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군 Dec 27. 2020

시현하다에서 시헌이가

2020년을 마무리하며.




 지난 7월, 시현하다 촬영 이후 증명사진이 필요해 다시 찾은 <시현하다>.


 기대에 부풀어서 갔던 첫 번째 방문 이후, 두 번째 방문은 뭔가 제대로 된 기록 하나를 남기기 위해 방문한 느낌마저 든다. 그래, 그도 그럴 것이 그때 이후로 많은 것들이 바뀐 것도 있고 그 모든 것들이 고스란히 얼굴에 다 나타나기 때문일 것이다.


 연휴 내내 먹고 자고를 반복해서 그런가, 얼굴빛이 좋긴 했지만 유난히 찐 얼굴살이 은근히 거슬린다. 그래도 좀 내버려둘까 하다가, 이내 얼굴 라인을 좀 다듬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래, 이러니까 좀 낫네. 속으로 생각한다.





 2020년 29살의 마지막 모습을 저렇게 남겨본다.


 난 사실 서른이 빨리 됐으면 좋겠다. 서른이 되면 뭔가 달라질 거란 기대보다 다시 새로운 새 출발의 시기가 올 것이란 기대감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젠 진짜 찐 어른으로,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내가 되기로 결심한 이후, 제일 먼저 필요로 했던 게 바로 '사진'이었다. 이력서부터 증명사진 등 4년 전에 찍었던 오래된 사진에서 벗어나 조금 더 나다운 사진으로 바꿔보기로 한 결심이 시현하다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2020년 중반부의 얼굴과 후반부의 얼굴이 사뭇 다르다. 내가 요청했던 '모던하고 심플하며 깨끗한' 이미지가 잘 담아졌는지, 그동안의 고생이 얼굴에 남아 있는 것은 아닌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는 뭔가 조금 더 웃고 즐길 수 있는 나 자신이 되기를 소망한다. 인생은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니던가. 이제는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는 나 자신을 위한 삶을 살기를. 시현하다에서 시헌이가,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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