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바람을 맞는 아침(미션캠프#1)
이번 달의 시작은 청명한 하늘 아래 불어오는 쌀쌀한 바람으로 시작했다. 오늘처럼 좋은 날, 11월은 늘 쌀쌀한 바람으로 다가온다. 바람을 맞으며 아침 달리기하던 나의 머릿속에는 “벌써”라는 단어로 가득 찼다. 동시에 작년, 재작년, 그보다 더 이전까지의 11월을 거슬러 추억하며 희미한 미소를 짓고는 올해를 되돌아본다. 바쁘게 달려오던 한 해의 과업들을 어느 정도 나는 이뤄냈나 하는 생각 정리와 함께 오늘도 달리기를 무사히 마치며 11월을 시작했다.
돌아보니 올해는 끊임없이 발버둥 치며 조금이라도 더 내가 좋아하는 일들로 미래를 채우기 위해 그동안과는 조금 다르게 움직였다. 생각은 비교적 적게 하고 마음의 움직임을 크게 따라가며 용기내는 방법들을 배운 시간들이었다. 글을 써보자는 마음을 먹은 것도 이 시간의 일환이었다. 이런 생각을 하고 나니 올해는 터닝 포인트 같은 해로 기억되겠다 싶었다. 그리고 그렇게 되기 위해 미흡하더라도 결실을 남겨야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달리기가 내게 친숙하게 다가오는 소재라 그런가, 나는 종종 일 년이 중거리 마라톤이라고 생각한다. 거창한 계획에 앞서 오는 부담감이나 하루하루의 어려운 순간들을 이겨내기 위한 나만의 생각이었다. 이것은 시간이 지나면 과거의 힘든 순간은 모래알처럼 기억될 것이라는 어른들의 말을 체화시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이라는 말은 오히려 너무 멀게만 느껴지니, 종주 선을 내 나름대로 앞당긴 것이다. 매해 다시 출발선 앞에 서야 한다는 것은 쳇바퀴 안에 갇힌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래도 매해 마지막은 내 자신으로부터 박수받으며 마무리할 수 있으니, 이 정도의 생각이 내겐 최선이다.
칼바람을 맞으며 출발한 올 한 해도 어느덧 종주 선이 선명해지는 구간에 진입했다. 추억 회상으로 찾아오는 내 기저의 우울감은 모두 떨칠 것이다.
오직 내가 지금 달리고 있는 라인에만 집중하며 마지막까지 호흡을 가다듬고 나만의 마라톤을 완주해 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