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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orygallery Jun 27. 2017

#5. 드라마 '청춘시대'에 대한 단상

[이야기 감상문: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 그리고 취미] 

* 제 드라마 이야기는 소회 혹은 감상 이므로, 스포를 쓰진 않지만, 어찌할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스포가 아주 조금 들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 세상에, 청춘이라는 단어만큼 설레고, 아름 답고, 멋진 단어가 있을까요?     


청춘이, 오롯이 청춘일 수 없는 이 시대에,   

그래도 푸르고 아름다워야 하는 청춘이 담긴, 드라마 한 편을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사진출처: JTBC 청춘시대 홈페이지, 너무 예쁜 다섯 청춘들...]


2016년 여름 더위가 한창이던 그때,   

JTBC에서 방영된, 12부작 드라마 ‘청춘시대’   

  

드라마 제목도 그렇고, 포스터도 그렇고, 신 과일처럼 상큼한 ‘청춘’의 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어렸을 때 꿈처럼 보았던, ‘우리들의 천국’ 같은 거려나?   

치정 혹은 대작 드라마 속에, 이 푸릇한 풋사과 같은 드라마는 무엇이냐?!     


청춘을 한참 전에 떠나보낸 이 늙은이 마음속은 두근두근.      

 

하필 작년에, 몸도 마음도 아주 힘들었던 여름을 보내고 있던 터라.   

이 지친 심신에, 조그마한 위로가 되어주길 바라며, ‘청춘시대’를 시작했습니다.     



그. 러. 나아아아아.

언제나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죠.     


이 드라마는, 보는 내내 너무 아팠습니다.     

물론. 그 치열한 삶 속에서도 청춘은, 그리고 첫사랑은 설레었지만…    

 

삶 자체가 치열했던 윤선배와 그렇게 살지 못했던 강언니.   

사랑받지 못하는 사랑에 치열했던 예은이와, 글로 배운 연애와 스스로의 거짓에 갇힌 지원이.   

그리고… 과거의 불안함 속에 스무 살을 가둔 은재.     


대학시절 학비 버느라 하루도 편할 날 없던 내 모습은 윤선배 같았고,   

사랑에 치열했던 내 모습은 예은이 같았어요.   

나도 모르게 거짓에 스스로를 가둔 모습은 지원이 같았고,   

스스로 목소리 조차 내지 못하는 스무 살의 나는 은재 같았어요.   

강언니처럼 화려하진 않았지만, 그 화려함 속에 본인을 잃어버린 모습 또한, 강언니 같기도 했어요.     


다섯의 청춘에서 내 어린 청춘을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그땐 그저 아픈 성장통 인 줄만 알았던,   

그러나 돌이켜 보면, 그 또한 빛나던 내 청춘 이였음을…     

그땐 왜 몰랐을까요,     


나는 충분히 빛나고, 푸르렀음을…   

그 자체 만으로, ‘청춘’ 이였음을… 그땐 왜 몰랐을까요?!


      


7화에서 윤선배가 그래요. 

    

“사람한테도 가위가 눌리나 봐요.”     


그 말이 어떤 말이고, 어떤 심정인지 너무 잘 알겠어서, 한동안 심장이 얼얼했어요.     


6년 동안, 그리고 이 드라마를 보던 그때 그 여름에도,   

사람한테 눌린 가위에, 제대로 숨도 못 쉬고, 말도 사람도 음식도 소화 해 내지 못했거든요.

      

나는 이 사람한테, 마냥 가엽다고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순간, 이 사람은 무너질 것 같았어요.     

마치 내가, 그러했듯이.     


[사진출처: JTBC 청춘시대 홈페이지, 손톱이 빠져서 아파서가 아니라...]


“소리 내 울고 싶을 때가 있다.   

 누군가 내 울음소리를 들어줬으면 싶을 때가 있다.     

 듣고서 '괜찮다' 라고 말해줬으면 좋겠다.   

 

 내 잘못이 아니라고 토닥여줬으면 좋겠다.     

 

 응석 부리고 싶을 때가 있다.   

 사람에게든 운명에게든...   


 이제 그만하라고...    

 이 정도 했으면 되지 않았냐고...   

 제발.. 나 좀 봐달라고.”  

      

물론 모두가 다 애틋하고, 예뻤지만,     

윤선배 에게만은, 섣부른 위로도, 가여운 마음도 줄 수 없었어요.     


응석 조차, 울음 조차 허락되지 않은 그 아이의 삶이, 어서 ‘괜찮아' 지기 만을 바랄 뿐.  

     

마치, 진짜 내 옆에 있는 아이처럼,   

안고 토닥여 주는 기분으로, 이 드라마를 본 것 같아요.       


시즌2 방영 소식을 듣고 뛸 듯이 기뻤고,

대본 리딩에 촬영 소식에, 이제 곧 볼 생각을 하니 너무 좋아서,

지난 시즌 1에 대한 소회를 풀어내고 싶었습니다.

쓰다 보니, 윤선배에 대한 애정어린 팬레터가 되어 버렸지만... ^^

 


몇 명의 애정 하던 출연자가 합류하지 못해 아쉽지만.     

이 청춘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설렙니다.     


청춘시대 시즌 2,

그리고 이 다섯 청춘들을, 무한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더불어, 한참 전에 지나가 버린 내 청춘에도, 따뜻한 격려를 보냅니다.     

충분히 아름다웠고, 프르렀고, 빛났던 내 청춘. 안녕- 


[사진출처: 2012년 4월 10일, 지금은 사라진 대학로 어느 술집에서, 서른둘의 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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