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진심.
“무슨 말을 해야 하지?”
“어떤 이야기를 꺼내야 할까?”
나는 처음 치매 어르신 앞에 섰을 때,
늘‘무엇을 말할까’를 고민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알게 되었다.
말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는 것을.
한 번은 아무 말 없이 어르신 곁에 앉아
손을 조용히 잡은 적이 있었다.
그 순간, 떨리는 손끝이 내게 말을 걸었다.
“여기 있어줘서 고마워.”
“당신이 있어서 덜 무서워.”
치매는 언어의 문을 서서히 닫아버리지만,
마음의 문까지 닫지는 않는다.
손을 잡아주는 그 짧은 순간에도 우리는 연결될 수 있다.
눈빛 하나, 가만히 등을 쓰다듬는 손길 하나로
어르신의 마음에‘안심’이 피어난다.
어떤 날은 아무 말 없이
서로의 체온만 나누다 끝나기도 한다.
그런 시간이 오히려 말보다 깊은 위로가 된다.
사람은 누구나 이해받고 싶고, 받아들여지고 싶다.
그 마음은 말로 다 표현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가끔은 말보다 먼저,
따뜻한 손을 내밀기로 한다.
말은 때로
너무 늦게 도착하거나
너무 날카롭게 다가오기도 하니까.
하지만 손은
온기를 담아
침묵 속에서도 마음을 전할 수 있다.
그 손이
조심스럽게 어깨를 감싸거나,
무심히 건네는 컵 하나에 담기거나,
그저 곁에 있어주는 존재로 남을 때,
우리는 말보다 깊은 위로를 받는다.
사람은
이해받기보다
느껴지기를 원할 때가 있다.
그럴 땐 말보다 먼저
온기를 건네는 것이
가장 진심 어린 응답이 된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의 눈빛이 흔들릴 때,
그 마음이 무너질까 두려울 때,
말을 고르기보다
손을 내밀기로 한다.
그 손이 닿는 순간,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조금 더 단단히 믿게 된다.
그것이
진짜 공감의 시작이고,
사람을 대하는 자세의
가장 따뜻한 형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