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화 사람을 공부한다는 건 결국나를이해하는일이었다

부제: 수많은 마음을 만나며, 내 마음을 들여다보다

by YEON WOO

사회복지를 공부하다 보면

참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수업 속 사례, 자격 과정 중 영상, 현장 실습 중 들려온 이야기들까지.

그 사람들의 사연을 따라가다 보면

자꾸만 내 안의 오래된 기억들이 일어난다.

나도 저랬던 적이 있었는데.

나도 그런 감정을 느껴본 적 있는데.

그렇게 ‘남의 이야기’였던 것이

어느 순간 ‘나의 이야기’가 되어 있었다.

특히 치매와 관련된 공부를 하면서는

인생의 끝자락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자주 들여다보게 된다.

그분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기억이 사라지는 것도, 몸이 불편해지는 것도 아니다.

“내가 쓸모없는 사람이 되는 거 아닐까.”

“이제 아무도 나를 기억해주지 않는다면.”

이 말들을 들을 때면 마음 깊은 곳이 아려온다.

나 역시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늦은 나이에 공부한다고 했을 때,

“지금 뭘 하려고?”라는 시선을 받을 때마다

마치 존재 자체가 흐려지는 듯한 느낌을 받곤 했다.

하지만 사회복지 공부를 통해 사람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면서,

나는 깨닫기 시작했다.

우리는 누구나 자기만의 속도와 이유로 살아간다는 것.

그걸 존중해 주는 것이 돌봄이고, 복지이고, 결국 인간다운 삶이라는 것.

그리고 그런 깨달음은

나 자신에게도 향해야 한다는 걸 배웠다.

남을 이해하려는 마음만큼

나를 비난하지 않고, 기다려주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걸 말이다.

나는 지금도 배움의 중간 어딘가에 서 있다.

아직 많이 부족하고, 때론 스스로 실망할 때도 많지만

예전보다 조금 더

사람을 이해하는 시선으로 나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사람을 공부한다는 건, 결국

나를 더 깊이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일이었다.

작가의 이전글★ 8화 왜 나는‘치매’라는 단어에 마음이 머물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