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말보다 마음을 듣는 연습
“나는 그냥 이야기 들어주는 사람 한 명만 있었으면 좋겠어.”
한 어르신이 조용히 말씀하셨다.
눈빛은 담담했지만, 그 안에는 긴 시간이 담겨 있었다.
그 말이 마음에 깊이 박혔다.
그동안 나는 ‘무엇을 해드릴 수 있을까’만을 고민했지
‘얼마나 들어줄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우리는 흔히 돌봄을 ‘행동’으로 생각한다.
목욕을 도와주고, 약을 챙기고, 식사를 보살피는 것.
물론 그것도 돌봄이다.
하지만, 진짜 돌봄은 ‘말을 들어주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걸
그날 처음 알게 되었다.
어르신들은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기억을 되짚는다.
누구에게 말할 수 없는 과거의 일들,
지금 느끼는 외로움,
때로는 스스로도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
그 모든 것들이 마음속에 쌓이고
말이 되지 못한 채 침묵 속에 머물러 있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그냥 들어주는 사람”
그 존재 하나만으로도
그들은 다시 하루를 견딜 힘을 얻는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돌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을 말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진심으로 들어주느냐’는 것을 배웠다.
고개를 끄덕여주는 것,
눈을 맞추며 “그래요”라고 말해주는 것,
그리하여 누군가가 “나는 혼자가 아니구나” 느끼게 해주는 것.
그게 바로 돌봄이었다.
나는 아직 많이 서툴다.
어떨 땐 적절한 반응을 찾지 못하고
어색한 웃음으로 상황을 넘기기도 한다.
하지만, 진심은 숨기지 않는다.
귀 기울여 듣는 자세,
말의 이면에 담긴 감정을 헤아리려는 마음,
그런 것을 배워가는 중이다.
돌봄은 거창한 기술이 아니다.
오히려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마음을 먼저 안아주는 것.
나는 오늘도 누군가의 이야기를 조용히 듣는다.
그것이 내가 드릴 수 있는
가장 따뜻한 돌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