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 않는 순간이 있다.
“괜찮아질 거야”, “힘내”라는 말이 아무 의미 없이 공기 속으로 흩어질 때가 있다.
그럴 때 나는 조용히 생각한다.
정말 필요한 건 ‘좋은 말’이 아니라 누군가의 마음이 닿는 말이 아닐까 하고.
나는 우울과 절망 속에 빠진 사람을 본 적이 있다.
그 사람의 눈동자에는 아무 빛도 없었다.
그 앞에서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무엇을 말해도 다 틀릴 것 같았다.
그래서 결국, 나는 그저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많이 버텼구나.”
그 말에는 조언도, 위로도, 해결책도 없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그 사람의 어깨가 아주 조금 내려앉는 걸 봤다.
우울증을 겪는 사람에게 건네는 말은
‘살아야 해’가 아니라
‘지금 너의 존재가 이미 충분해’라는 마음에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끝없는 어둠 속에 있을 때,
우리는 그 어둠을 밀어내기보다는 그 옆에 앉아주는 용기가 필요하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은 그런 용기에서 나온다.
나는 여전히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잘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말이 모든 걸 바꾸지 않아도,
그 말이 한 사람을 다시 살아보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그래서 오늘도 나는 누군가에게 조심스레 말을 건넨다.
“지금 네가 여기 있다는 게, 그 자체로 참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