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화 ‘치매, 사라지는 것이 아닌 남는 것’

부제: 기억이 아닌 마음이 남는다.

by YEON WOO

치매 어르신과 함께 있으면

가끔 아주 낯선 질문을 듣는다.

“너, 우리 아들 아니니?”

“나는 지금 몇 살이야?”

“오늘이... 오늘 맞지?”

그럴 때면 나는 순간 멈칫하다가도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대답한다.

“네, 오늘 맞아요. 그리고 저는 지금 어르신 옆에 있어요.”


치매는 기억을 하나씩 지워간다.

이름을, 얼굴을, 시간의 흐름을... 그러나 감정은 남는다.

같이 걷던 햇살 좋은 길, 따뜻하게 쥐어드린 손의 온기,

자주 불러드렸던 노래 한 구절.

그 순간의 기분은 기억보다 오래 남는다.

한 어르신은 나를 자식으로 착각하셨지만,

그 착각 속에도 따뜻함과 신뢰가 있었다.

나를‘좋은 사람’이라 여겨주는 그 마음은

기억의 정확함보다 더 소중했다.


돌봄이란

잊혀짐에 좌절하지 않고,

남아 있는 마음을 붙잡아주는 일이다.

“오늘은 내가 누군지 모르겠지만,

이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는 건 알겠어.”

그 말 하나로 나는 또 하루를 견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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