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화. ‘나는 돌봄 안에서 나를 다시 발견한다’

부제: 내가 누군가의 삶에 스며들며, 나도 변한다.

by YEON WOO

돌봄을 시작하기 전의 나는 조금은 자신 없고,

무언가 뒤처지고 있다는 생각이 많았다.

“지금 이 나이에 뭘 할 수 있을까?”

스스로를 자주 의심했다.

하지만 어르신들과 함께한 시간은

그 생각을 조금씩 바꿔놓았다.

내가 내민 손을 잡고 안도하는 얼굴,

내가 부른 이름에 미소 지어주는 표정,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다고 생각한 날

“오늘 와줘서 고마워요”라고 말해준 그 한마디.

내가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 되고 있다는 실감.

그건 어떤 자격증이나 성과보다 훨씬 깊고 따뜻했다.


돌봄은 주는 것만이 아니다.

나는 돌보면서, 오히려 내가 살아 있다는 감각을 받는다.

때론 지치고, 눈물이 나고,

내가 너무 부족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 안에서 진짜 나의 얼굴을 보게 된다.

나도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고

나도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위로받는다.

돌봄은, 서로의 인간됨을 확인하는 일이다.

그저 살아 있다는 이유만으로

존중받아야 할 존재임을

매일의 작은 순간 속에서 되새기는 일.


돌봄은

누군가의 약함을 바라보며

그 안에 깃든 강함을 발견하는 일이고,

누군가의 침묵을 들으며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기다리는 일이다.

그 마음은

효율로는 설명할 수 없고,

의무로는 지속될 수 없다.

오직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재에 대한 애정으로만

지켜낼 수 있는 온기다.

우리는 돌봄을 통해

서로의 인간다움을 마주한다.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떤 존재인지를

조용히 바라보는 시간.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

우리도 조금씩 더

사람다워진다.

더 느긋해지고,

더 섬세해지고,

더 깊어지는 마음으로.


돌봄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 놓인

가장 진실한 다리다.

그 다리를 건너며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를 지켜주며,

서로를 사람으로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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