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화. ‘돌봄을 배우며, 삶을 배웁니다’

부제: 삶은 결국, 함께 살아내는 연습입니다.

by YEON WOO

처음엔 그냥‘잘 돌보는 법’을 배우고 싶었다.

돌봄 기술, 대화 요령, 위기 대응 방법...

책과 강의, 선배들의 조언을 붙잡고

나는 하나라도 더 배우려 애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모든 것을 관통하는

더 큰 질문에 다다르게 되었다.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어르신 한 분은 치매가 깊어

하루에도 열 번 넘게 같은 말을 반복하셨다.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야.

이제 아무도 나를 기억 못 해.”

처음엔 뭐라 위로해야 할지 몰라

말을 더듬고, 애써 긍정적인 말만 골랐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말했다.

“선생님은 여기 계시는 것만으로도 저한테는 큰 의미예요.

전 오늘도 선생님 덕분에 배워요.”

그분은 나를 바라보며 작게, 아주 작게 웃었다.

그리고 내 손을 살짝 잡았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돌봄이란 누군가를 돌보는 행위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먼저, 삶을 마주하는 태도를 배우는 일이라는 것을.

돌봄은 매일 반복되는 작은 선택의 연속이다.

인내할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

기계적으로 대할 것인가, 마음으로 대할 것인가.

그 선택이 쌓여 나는 점점 더 ‘사람답게’ 살아가게 되는 것 같다.

빠르게 처리하는 대신 잠시 멈춰 눈을 마주치고,

정해진 절차보다 그 사람의 감정을 먼저 생각할 때,

나는 내가 어떤 사람이고 싶은지를 조금 더 분명히 알게 된다.


마음으로 대한다는 건 효율을 내려놓는 용기이고,

상대의 고유함을 존중하는 태도다.

그 선택은 늘 쉽지 않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사람다움의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간다.


돌봄은 그 선택의 연속이다.

기계처럼 반복되는 일 속에서도 마음을 담을 것인가, 그저 지나칠 것인가.

그리고 나는 안다. 그 마음을 담은 순간들이 누군가의 하루를 바꾸고,

내 삶도 조금씩 더 따뜻하게 만든다는 것을.


사람답게 살아간다는 건

거창한 이상이 아니라, 작은 선택 하나하나에 진심을 담는 일이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마음을 담아 누군가의 곁을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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