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하LeeHa Feb 06. 2020

당신의 경험이 천재를 만든다. 그룹지니어스

최고의 선택은 경험, 경험론자 프랜시스 베이컨. 


영국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은 경험을 중시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식은 경험을 통해서만 축적된다'라고 주장을 했다고 하지요. 이 경험론을 동물에 빗대어 풀어쓴 이야기를 책에서 봤는데 재미있더군요.


블로그에서 많은 블로거분들이 하시는 말씀 중 하나인,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  이 말을 몸으로 실천하는  곤충이 꿀벌입니다. 꿀벌의 행태에서 우리는 예상 밖의 교훈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진정한 경험론자 꿀벌.


거미는 뱃속에서 실을 짜내어 집을 지은 후 먹이가 거미줄에 걸려들 때까지 기다린다고 해요. 그런 면에서 합리론자로 비유됩니다.  개미의 경우는 외부에서 모은 먹이를 그냥 먹습니다. 어떠한 가공 절차를 거치지 않지요. 단순 경험론자로 분류됩니다.


꿀벌은 자연에서 채집한 먹이를 뱃속에서 가공합니다. 즉 소화 과정을 통해 꿀을 배출하는 것이지요. 자연을 관찰하고 먹이를 먹는 경험을 통하여 완벽히 소화한 후 '꿀'이라는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냅니다. 꿀벌이 진정한 경험론자로 추앙받는^^ 이유입니다.


© Alexas_Fotos, 출처 Pixabay



멋진 꿀벌.
너, 다시 봤다!



꿀벌은 경험론에 입각해서 새로운 꿀을 만들어 내는 것에서만 그치지 않고요. 동료들끼리 서로 소통하며 연대합니다. 먹이를 발견해도 절대 혼자 먹는 법 없이 즉시 집으로 돌아와 동료들에게 알리지요.


일반 곤충들이 페로몬으로 소통을 할 때 꿀벌은 예외입니다. 꿀벌들은 춤추는 행동으로 소통을 해요. 꿀벌 춤은 영어로는 honey bee dance language라고 하는데요. 꿀벌들에게 춤은 곧 언어(language)인 것이죠.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몸짓입니다.


꿀벌들은 먹이를 찾거나, 안전한 집터를 찾을 때뿐만 아니라 적의 공격을 받을 때에도 소통을 하며 협동을 합니다. 꿀벌을 공격하는 적들은 말벌이에요. 말벌은 꿀벌보다 몸집이 5-6배 더 큰 데다가 꿀벌에게 달려들어 머리와 다리를 똑똑 떼어내고요. 꿀벌 몸통만을 자기들의 새끼에게 먹인다고 합니다.


이 말벌이 꿀벌을 공격하는 날은 꿀벌 세계에 일대 혼란이 오겠죠. 그럴 때 일부의 꿀벌이 죽을 각오를 하고 말벌에게 달라붙어 빙 둘러싼다고 합니다. 그런 다음 날갯짓으로 온도를 급상승시킨대요. 45도가 되면 말벌이 죽는답니다. 그러나 3도가 더 올라 48도가 되면 꿀벌 역시 죽고 말지요. 그러니까 기를 쓰고 45도까지 온도를 올려서 말벌을 죽이고는 재빨리 날갯짓으로 온도를 낮춰야만 꿀벌들이 살 수 있다는 겁니다.


온도를 낮추지 못해서 48도까지 상승하면 꿀벌들은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을 희생할 각오로 말벌에게 달려들어 꿀벌 집단을 살리는 결정. 꿀벌은 그 결정을 스스로 해냅니다. 꿀벌이 달달한 꿀만 만들어 낸다고 생각하시면 착각입니다. 꿀벌은 그룹 지니어스의 전형입니다.


© PollyDot, 출처 Pixabay



이젠 그룹 지니어스다!


꿀벌은 경험과 관찰로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내고, 이 지식을 꿀벌 춤이라는 소통의 수단을 가지고 동료들과 나눕니다. 지식을 개별화하지 않고 공동화합니다. '나만의 것'이 아니라 '모두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죠. 무릇 교육이란 이래야 하는 것 아닐까요? 


혼자일 때는 천재일 수 없으나 (천재도 간혹 있겠지만요) 여럿이 함께 모이면 천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꿀벌'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이 공동의 경험으로 전환될 때 엄청난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혼자서는 당장 빨리 갈 수 있을지 몰라도 멀리 가기는 힘듭니다. 한정된 개인의 경험론적 지식에 갇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함께 나누고 나눌 경우 지식의 양은 늘어나고 질은 높아집니다. 더 멀리 갈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최고의 선택> 중에서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누군가에 알려 주기를 꺼려하고, 나보다 잘 될지도 모르는 남을 경계하느라 시간을 보내는 사이. 현명한 또 다른 누군가는 더 많이 나누고 베풀면서 수많은 사람들과 연대하여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진정한 경험론자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우리도 그 꿀벌 대열에 함께 해야 하지 않을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