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하LeeHa Apr 04. 2020

코로나 먹방. 살이 코로 나온다고요?

코로나 방학중 지켜야 할 생활규칙


지난주 미국에 살고 있는 친구가 카톡으로 '코로나 방학 생활 규칙'을 보내주었다. (미국 사는 한국 애들이 쓴 건가??? 했더니 독서모임 카톡 방에서도 똑같은 걸 보내주었다)


코로나 방학생활규칙


애들 키우면서 점점 사자로 변해가지만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 그랬다가는 쇠고랑 찬다는 얘기를 종종 하던 친구였다. 코로나 때문에 집 밖에서나 집 안에서나 미치겠다며 답답한 미국 생활을 전해왔다. 거기서 함부로 소리 질렀다가는 경찰과 대면하게 된다는 말도 전해왔다.


또 다른 친구는 자신을 '임신 5개월의 배'라고 표현해서 깜놀했다. 갱년기에 시달리는 우리가 이 무슨 이해 불가능하고 해괴망측한 이야기인가 했더니. 코로나로 운동 못하고 먹기만 해서 정말로 임신 5개월 당시의 배 모양으로 돌아갔다는 거다. 그 친구는 평생을 불필요한 지방 한 점 없이 살던 사람이었는데... 코로나는 이처럼 가혹할 정도로 무섭게 사회와 사람을 바꿔버렸다. ㅜㅜ


위 사항을 어기면

'피가 코로나 올 것이다'라는

아이들의 코로나 방학 생활 규칙처럼

많은 사람들이

'살이 코로나 올 것 같다'라고 말한다. ㅜㅜ


그중에서도 나는 우리 집 그녀, 딸아이의 변화되는 식성을 보며 조금씩 걱정이 된다. 코로나로 인한 칩거 기간이 길어지면서 아이의 '미각'이 급속도로 진화 성장했다. (피카츄가 라이츄가 된 듯 한 착각)


온갖 종류의 케이크를 다 먹어 본 결과 "케이크는 투썸이 진리지."라고 말을 한다.  조각 케이크던 커다란 케이크던 한번 손에 잡히면 빈 접시가 나타날 때까지 끝장을 본다.



그 옆에서 '그만 먹으라'고 말리던 남편은 뜬금없이 냉장고 속 맛살을 꺼낸다.


이왕지사 먹을 거 맛살과 투썸 케이크의 새로운 콜라보도 시도해 보라고 권한다. (아, 진짜. 저 조합 핵비호 ㅜㅜ)



투썸 케이크와 맛살의 핵비호(핵비호감) 콜라보가 한판승으로 끝나고 나도 아쉬울 건 없다. 그녀에게는 왕 큰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이 있다.



쉬 녹지 않는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을 두발 사이에 끼어 살살 녹이고 나면 그릇에 차례차례 퍼서 가져다준다. 그럼 또 남편과 나는 주는 대로 따박따박 받아 먹는다. (길들여진다는 게 이렇게 무섭다ㅜㅜ)


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이다

남편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은 '체리쥬빌레'다

딸아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은 모든 초코류이다.


각자 취향도 입맛도 다른 우리지만 이런 식으로 먹다가 살이 코로나 올 것이다.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

(코로나 방학중 먹방을 찍으며 자율학습을 한다. 힘들때 이렇게라도 웃으며 또 하루를 보내 본다)




https://brunch.co.kr/@yeon0517/126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