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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하LeeHa Oct 20. 2019

88연승의 비밀. 명감독 존 우든

성공은 여정 자체에 있다.


존 우든은 미국에서 농구 선수와 감독으로 활약하며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인물이라고 합니다.


그는 40여 년의 감독 생활 중 664승 162패, 승률 80.4%를 기록했고요. 그가 이끈 UCLA 농구팀은 12년 동안 88연승을 이루어 냈다고 해요.



유명 감독이 고작 양말 신는 법이나 알려준다고?



명장 중의 명장으로 통하는 존 우든 감독은 작은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선수들에게 가장 먼저 가르친 것도 양말 신기였답니다. 양말을 바짝 당겨 뭉치거나 접히는 부분이 없이 신어야 한다고 시범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그렇게 신어야 발에 물집이 잡히지 않는다는 거죠. 발이 아프지 않아야 집중해서 잘 달릴 수 있고 그래야  리바운드, 자유투, 수비를 할 수 있으니까요.


양말 신기에도 매뉴얼이 있었으니 신발 신기, 신발 끈 묶기부터 손톱깎기. 머리카락 짧게 자르기, 윗옷을 바지 속에 넣기까지... 보통은 너무나도 사소해서 언급조차 하지 않을 부분들을 존 우든 감독은 중요하게 다뤘죠.


그는 '세상에 애초부터 큰 것은 없다. 큰일을 이루는 데에는 재능이 필요하지만 재능 하나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위대한 일은 작은 일들이 쌓여서 이루어진 것이다'라고 말했답니다.




스타 선수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
노노,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지.



친구의 아들이 중학교 때 농구선수였어요. 아주 잘해서 농구계에서는 유명했는데요. 농구하는데 감독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때 조금 듣게 되었습니다.


선수의 기술력뿐 아니라 컨디션 조절, 일상의 감정 체크까지 해야 하는 것이 감독의 역할인데 그것을 다 할 수 있는 사람들은 흔치 않으니까요.


감독들이 신경 쓰지 못하는 구멍 난 부분은 부모들이 메워야 하더군요. 운동선수의 부모도 운동선수 못지않게 고된 일정을 수행해 나가는 것을 지켜 보았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운동선수들이 힘들게 운동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경기 종료 후에는 늘 스포트라이트가 한두 명에게만 집중되곤 하죠. 인터뷰 요청받은 유명 선수 뒤로 땀 흘리며 지나가는 선수를 볼 때면 마음이 짠 해지곤 했습니다.


경기는 똑같이 했지만 대중과 언론이 원하는 건 언제나 몇몇의 스타 선수들 뿐이니까요. 그때마다 엄마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존 우든 감독은 드러나지 않게 뒤에서 힘을 보탠 선수들을 아낌없이 격려하는 것으로도 유명했다고 합니다.


스타 선수가 자신의 기량을 과도하게 뽐내는 것은 경기 자체를 망치는 것이라 여겨 금지했고요. 공을 독차지하는 선수를 불러서 지적합니다.


다섯 명의 선수가 같은 시간 동안 공을 쥐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존 우든 감독의 방침이에요. 25분 경기면 선수 각각 5분씩만 공을 쥐어야 하고 나머지 20분은 팀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하라고 요구합니다.  


존 우든 감독이 생각하는 경기는 잘난 누구 한두 명을 위해 나머지가 희생해주는 구조가 아닙니다. 모두가 합심해서 하나의 팀으로써 경기에 임하기를 강조하죠.


"팀의 스타는 팀이다." 팀워크의 중요성을 이보다 더 잘 드러낸 말이 있을까요?




존 우든 같은, 존 우든의 아버지 같은
그런 아버지가 있었으면 좋겠다.



존 우든 감독의 탁월한 리더십은 그의 아버지에게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보여요. 아버지는 자식을 잃고 생계의 터전이던 농장도 팔아야 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지만 단 한 번도 불평하거나 다른 누군가를 비난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존 우든 감독은 아버지에게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 더 나은가 걱정하지 말고, 그저 실현 가능한 최고의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라'는 말을 듣고 자랍니다.


선수로서도 감독으로서도 더할 나위 없이 성공을 한 사람이기에 '성공'에 대한 집착이 클 것이라 오해할 수도 있는데요.



존 우든 감독은 '성공은 여정 자체에서 찾을 수 있다'라고 말합니다.


그에게 가장 중요하고 오랜 시간 만족감을 주는 건 오직 경기를 위해 계획하고 준비하고 연습하고 실행했던 순간들이라는 거죠. 승리와 패배는 노력의 부산물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그가 감독 생활 내내 선수와 자신에게 말해온 성공의 피라미드에는 15개의 성공요소가 있습니다. 15개의 성공요소들은 각각의 블록으로 제자리에 놓이면서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피라미드 최상층부의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밑거름이 됩니다.


존 우든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두 개의 자질이 피라미드 하단부 양쪽에 배치된 근면과 열정입니다.




어릴 때 아버지로부터 배운 이 두 가지 자질 없이는 어떠한 것도 이룰 수 없었다고 이야기하죠.


근면과 열정을 바탕으로 그 사이에 우정과 충성심. 협동심을 넣고 그 외의 자질들을 켜켜이 쌓아갑니다. 그렇게 쌓아 올라가다 보면 어느새 성공을 만날 수 있게 되는 거라고 말합니다.


40년 세월 동안 80%가 넘는 승률을 만들어낸 존 우든 감독이기에 '성공'을 빠르게 차지할 수 있는 그만의 비밀병기가 있는지 살펴보았지만 그런 건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15개의 성공 요소를 우직하게 쌓아 올리는 시간의 힘을 믿는 것 외에는 말이지요.


존 우든 감독의 아버지가 하신 말씀인데요. 저는 이 부분을 읽는데 조금 울컥해지더군요.



"존, 네 형제들보다 더 잘 되려고 하지 마라. 네 능력에 맞는 인물이 되도록 노력해라. 물론 넌 보통 사람보다 더 나은 인물이 될 거야. 하지만 그만큼 너보다 더 나은 사람도 많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물론 네게 주어진 능력만큼은 전부 다 써야 한다. 네가 네 능력에 따른 최선의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도록 말이다."


<88연승의 비밀> 87쪽



돌아가신 저희 아버지가 저에게 들려주시는 말 같다는 생각을 잠시 했어요.


인생 아주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고. 남들보다 앞서려고 아등바등 살지 말라고. 혼자만 잘난 척하지 말고 주변도 둘러보며 함께 살라고. 네 능력 되는 대로 열심히만 살면 된다고. 그렇게 살아도 인생 충분히 행복하다고....


아버지가 살아계셨어도 존 우든 감독의 아버지 같은 이야기를 제게 들려주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제 딸아이에게 이렇게 말해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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