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한장 그림일기
반짝이는 끝을 봐야만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하루가 끝나는 순간에는 꼭 반짝이는 그림 한 장, 글 한 줄 정도는 남겨야 만족했고, 여행의 순간에는 집으로 돌아왔을 때 캐리어 안에는 반짝이는 기념품들이 가득 있어야 했다.
이런 하루들이 쌓이면 미래에는 반짝이는 보석들이 가득 쌓인 보석함 하나쯤은 가질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래서 끝없이 쌓고 모으고 만들었다.
그러면서 건강도 나빠지고, 예민해지기 시작했다. 하루가 끝나는 시간이 무서웠고, 아무것도 못한 나 자신이 괴롭기도 했다.
그러던 중 문득 하늘을 보았다. 어김없이 하루는 지고 있었고, 노을이 하늘을 가득 채웠다.
그때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매일 지는 노을이 오늘 그 어떤 순간보다 반짝이는 모습이라는 것을 왜 몰랐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