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소품, 그런 사람

연분도련 캘리에세이 #15

by 도하





2015.07.25 _ iphone5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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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되어 버릴 물건들은 수집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었어요.


소품들을 모으길 좋아하는 저는

한번 써버리면 없어질 물건들을
수집할 때 항상 고민을 했었죠.

스티커라든지, 마스킹 테이프, 우표같이
어딘가에 쓰여야만 그들의 임무를 다하는 소품들은 모으고 싶지 않았어요.

모으는 것은 좋지만 그들이 태어나 그들의 사명을 이루지 못하게 내가 가둬두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내게 남겨지기만 하는 소품들보다는 어딘가에 흘려보내야 하는 소품들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또는 그 선물을 더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그들이 저는 너무 매력적이고 너무 소중하게 느껴졌어요.




2015.07.25 _ iphone5s

비록 그들이 수명을 다하고 마지막 신음 하나로 버티고 있을 때, 마음이 너무 아팠지만 나와 함께 했던 그 순간들이 찬란했기에
누구보다 예뻤기에.

누군가에게 이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아무 쓸모없고 반짝이기만 하는 사람이 아닌 그들의 삶에 작은 아름다움이 되어주고
작은 도움이 되어 소모되는 그런 사람.

나의 사명을 이룸으로 누군가의 삶이 아름다워진다는 것을 기억하고 살아가는 사람.





2015.07.25 _ iphone5s





글/사진/캘리그라피 _ 연분도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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