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진실과 진심

열두 번째 편지

by 도하

나에게 보내는 열두 번째 편지.


나는 아무리 친한 사이라고 해도 진실과 진심을 모두 이야기하는 것이 쉽지는 않아. 지금까지 잘 지내온 관계에 갑자기 너무 큰 의지를 해버리는 것은 아닐까, 함께 쌓아온 깊고 높은 성벽에 아슬아슬한 벽돌을 놓는 건 아닐까 고민을 많이 해.


하지만 정말 관계가 괴롭지 않기 위해

진실과 진심을 말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맞을까?

나름 우리의 관계를,

상대방의 기분을 배려해 주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말이야.


어쩌면 그건 순간의 괴로움을 피한다는 생각에

미래에 다가올 더 큰 괴로움을 보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고, 오히려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건강한 관계를 위한 선택이 아닐 거란 생각이 들어.


관계란 한쪽의 속이 텅 비어 쓰러져 버린다면 상대방도 함께 무너지는 것일 거야.


무작정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정답은 아니겠지?

우리는 좀 더 세심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어.

얘기를 할지 말지의 고민이 아니라

이제는 어떻게 이야기를 할지를 고민해 보자.


정말 관계를 배려한다면,

배려의 마음을 갖고 솔직하게 나를 보여주는 것이 맞겠지?


서로가 건강한 마음으로 함께해야

좋은 영향을 전해주고, 전달받는 관계가 될 테니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