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알기까지, 30년

같은 세상, 다른 인생

by 뢰레



아침 - 같은 씨앗, 다른 땅


모든 인간은 같은 하늘 아래에서 태어난다. 하지만 씨앗이 뿌려지는 땅은 다르다. 비옥한 흙에서 자라나는 나무도 있고, 돌밭에서 겨우 숨을 틔우는 풀도 있다. 누군가는 물과 햇살을 풍족히 받으며 자라고, 누군가는 마른 바람과 메마른 흙을 견뎌야 한다. 우리는 같은 세상에 있지만, 출발선은 다르다.




점심 - 모래밭 위의 발자국


어떤 이는 한 걸음 내디디기만 해도 깊은 발자국이 남는다. 모래가 너무 가벼워 쉽게 꺼지기 때문이다. 또 어떤 이는 단단한 땅 위를 걷는다. 아무리 달려도 흔적이 남지 않는다. 세상은 종종, 발자국이 없는 이들을 나무란다. 왜 더디냐고, 왜 느리냐고. 하지만 아무도 묻지 않는다. 그들이 어떤 길을 걷고 있었는지.




저녁 - 같은 바람, 다른 흔들림


같은 바람이 불어도, 누군가의 삶은 큰 소리로 흔들리고, 누군가는 아무 일 없다는 듯 단단히 버틴다.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바람은 누구에게 더 세게 불고, 누구에게는 비껴간다. 그러나 세상은 그걸 공평하다고 말한다. “누구나 바람은 맞는다”고. 하지만 그 바람이 얼마나 매서운지는 누구도 묻지 않는다.




밤 - 구름 뒤의 빛. 전환점


불공평함을 깨닫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온다. 어떤 이는 그 순간을 분노로 맞고, 어떤 이는 체념으로 감싼다. 그러나 그 불공평 속에서도, 문득 깨닫는다. 같은 세상 속에서 다르게 살아야만 한다는 것을.

지혜로운자는 깨닫는다 구름이 가려 빛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빛이 없는 건 아니라는 걸.




새벽 - 같은 하늘, 다른 그림자


우리는 모두 같은 하늘 아래에 있지만 그림자는 다르게 드리워진다. 누군가는 짙은 어둠 속에서 길을 찾고, 누군가는 환한 길 위를 걷는다. 중요한 건 현재 누가 더 잘났느냐가 아니라, 같은 세상 속에서 각자의 그림자를 어떻게 여길 것인가다. 우리가 봐야 할 것은 앞서가는 누군가의 그림자가 아니라, 내 발 밑에서 나를 따라다니는 자신의 그림자다. 그 그림자를 이해하고, 스스로 빛의 방향을 찾을 때, 비로소 자신의 세상엔 끝없을것 같았던 어둠이 겉히고 동틀녘이 찾아오는 것이다.




에필로그 – 세상을 알기까지, 30년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걸 아는 데 20년이 걸렸다. 그리고 10년이 흘러 또 알게 되었다. 불공평한 세상 속에서 누군가에게 기대어 푸념을 해봐야 이 어둠은 끝나지 않는다. 저 멀리 보이는 빛을 향해 가야한다. 어쩌면 난 불에 뛰어드는 나방일수도 있고, 끝 없는 어둠을 끝낼 수 있는 탈출구를 찾은걸수도 있다.

이 때 비로소 나는 깨달을 수 있다. 불공평한 세상 속에서도 내 작은 선택과 다짐이 또 다른 삶을 만든다는 것을. 같은 세상 속, 다른 인생. 그것은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삶의 이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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