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일기 : 나를 잃지 않기 위한 몸부림의 기록
뒤늦게 푸욱 빠진 드라마가 있었다.
[언젠간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
산부인과 전공의들이 첫 병원 실습을 배우는 에피소드들을 보여주었다.
임신을 예정하고 있는 터라
이 드라마를 보다가 나의 출산이 더 무서워지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숨 쉴틈도 없이 끝까지 순식간에 정주행 해버렸다.
수술을 앞두고 수술 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되었다.
“수술 후에는 유착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풍선으로 안을 채워줄 거예요.
불편하실 수 있지만, 일주일 후 검진 때 제거하시게 될 거예요.”
설명을 듣는데, 아! 저 알아요!!라고 말을 할 뻔했다.
드라마에서 배운 쓸데없는 정보가 이렇게 친근할 데가 있을까, 반가움이 먼저 나서버렸다.
동시에, 아 풍선은 심각한 이슈일 때 넣는 거 아냐..? 라며
드라마에서의 상황을 떠올리며 이내 반가움은 사라지고 두려움이 몰려왔다.
짧지 않은 며칠을 두려움으로 보내긴 했으나,
심각하든, 아니든, 마취를 하고 나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기에
어떻게든 되겠지 라는 마음으로 부딪혀본다.
드라마로 배운 산부인과를 현실에서 마주하며,
덕분에(?) 오늘의 난임도
또 다른 드라마로 치환된다고 믿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