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두 Feb 09. 2021

2021 매일, 한 꼭지 이야기

민음사 '인생일력' 데일리 명언 에세이 - 프롤로그

2020년 원더키디의 해, 

한 해가 곧 저문다.

2020년은 코로나 19로 세상을 뒤흔들어놓았고,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그리고 코로나 19와는 상관없이, 내 삶 역시 큰 지각변동이 있었다. 


사람은 언제 독립을 할까. 

동물은 자기 종족의 본능대로 때가 되면 부모의 곁을 떠난다. 

성장의 속도도 빠르고, 독립의 시기가 되면, 예외가 없이 새로운 종족번식을 위해 떠난다. 

인간은, 특히 21세기를 살아가는 인간의 독립 형태는 느리고 다양하다. 

다른 동물보다 오래 사는 만큼, 독립이 가능할 때까지의 성장 속도가 긴 편이다. 

현재, 인류가 대체적으로 부모와 사회의 보살핌에서 벗어나 온전한 성인으로 독립을 하고 결혼을 할 수 있는 나이로 보는 시기는 대략 18~20세, 하지만 현재 한국의 성인이 독립할 수 있는 적정 나이는 평균 28.1세 1)라고 한다. 

그 평균치에서 넘어선 30대 중반 느지막이 나는 집에서 독립을 했다. 

20살, 수능을 망치게 되면서 내 독립의 꿈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보수적인 집안을 싸워서 이길 용기가 나에게 오랫동안 없었다. 한국의 여성으로서, 결혼을 (시집을) 하지 않고선 부모의 품으로부터 독립을 할 수 있는 나이와 경제력의 마지노선은 너무 높았다. 


5년 동안 근무했던 직장에서 계약 만료가 되고, 더불어 코로나 19는 나의 독립을 앞당겼다. 

코로나라는 상황에도 나는 기적적으로 타 지역의 직장에 취업할 수 있었다. 

물론 기한이 있는 계약직이지만, 이마저도 없는 자리였고 운 좋게도 선택지까지 주어진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나에게 2020년은 코로나 19가 세상의 시스템을 마비시킨 것과 같이 

이 독립을 하기 위한 시간들은 나를 돌아보거나, 여유를 부릴 수 있는 틈을 주지 않았다.

원서접수와 면접의 반복, 그리고 이사를 하기 위한 많은 시간의 이동,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사람들 간의 관계에 적응하기 위한 에너지를 쏟아부어가는 시간 속에 진짜 나를 사유하는 시간, 내가 그동안 축적해온 것들을 다듬을 수 있는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내가 쌓아놓은 것 일부가 무너지면서 나는 독립을 하게 되었지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시작해야 하는 출발선에도 함께 서 있게 된 것이다. 

그렇게 맞이하는 2021년은 내 독립의 기틀을 다지기 위해 스스로 챌린지를 실천해보기로 하였다.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민음사 '인생일력'과 함께하는 명언에 하루의 생각을 적어보는 에세이 챌린지이다. 2021년은 독립 1년 차 시작이 된 나에게 주는 선물이자 다짐과 같이 하루의 작은 조각들을 시대의 명언, 하나의 글귀들과 나의 생각을 녹여보려고 한다. 


  


각주 1) 동아닷컴 미혼남녀 “독립? 연봉 3200만 원은 돼야… 적정 나이는 28세”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01126/104155957/1 (검색일 2020-12-27)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