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작은 변화가 생기다
임신을 하고 나에게
크고 작은 변화가 생겼다.
나의 일상을 바꾼 작은 변화에서부터
나의 생각과 관념까지 흔들어놓았던 큰 변화까지.
회사를 다니면서는
하루하루 잘 버티는게 목적이었기에,
큰 변화보다는 작은 변화를 주로 느끼던 시기였다.
아이를 낳고 나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을때
이런저런 깊은 생각을 많이 했다면,
임신을 하며 회사를 다닐 때는
내게 찾아온 일상의 변화에
하루하루 적응하던 시기였다.
임신을 하고나서 나는 감추려고 했던
내 자신을 마주하게 되었다.
대학생이 된 이후로
작은 키를 최대한 감추기 위해
키가 커보이는 옷과 힐을
필수품처럼 탑재하던 나는,
여실히 나의 단점을 보여주게 되는
펑퍼짐한 옷과 바닥에 붙는 신발을
착용하고 다니면서
회사동료들에게
"OO씨 원래 이렇게 키가 작았었어?"
란 말을 거의 매일 듣게 되었다.
대학교 졸업 이후 긴 세월 간
감추려고 노력했던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며
움츠러 들고 작아지기도 했지만
반대로 평화로움도 느끼게 되었다.
"이런 옷과 신발이 이렇게 편했다니!!"
마치 외부의 시선에서
해방된 것 같은 기쁨을 느끼기도 했다.
아이를 만나기 전 내 자신을 직접 마주하고,
진실되게 만나려는 준비를
하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