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혼자 둬서 미안해
조리원 방은 건물 끝쪽에 위치해서
다른 방들에 비해 외풍이 심한 편이었다.
그리고 원래 찬바람을 마시면
몸이 약해졌던 편이라
며칠 만에 그만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끝쪽방에 위치한 모든 산모들이
감기에 걸린 것도 아니었기에,
병원 측에 항의할 수도 있는
문제도 아니었다.
감기에 걸리면 혹시라도 다른 산모나
아기에게 옮길 수도 있으니
밥도 혼자 먹고, 최대한 방안에
혼자 있어야하는 격리 생활을 하게 된다.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많았지만
수유를 할 수 없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신생아는 수유에 익숙하지 않은 시기라
매일 수유타임마다 꾸준히 해주지 않으면
나중에 먹지 않을 수도 있는데,
가뜩이나 수술로 수유 시간이 늦어
다른 산모들에 비해 익숙치 않았기에
더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었다.
마스크를 쓰면 바깥에 나갈 수는 있었는데,
수유 타임마다 신생아실에서
방으로 들어가는 엄마들을 보며
또 아기를 쓸쓸히 놔뒀다는 생각에
한없이 미안해졌다.
신생아실은 창문으로 되어있어
내부를 훤히 볼 수 있었는데,
간호사들이 수유 상황에 따라
아기 머리 위에 크게 메모를 해놓아
산모들도 볼 수 있었다.
다른 아기들 머리위에는
"계속 Call" "새벽만 빼고 다 Call"
이런 식으로 메모가 되어있는데,
아기 머리 위에 'No call' 이란 글자가
크게 쓰여있는 걸 보고
내가 나쁜 엄마가 된 것 같아
방으로 가 눈물을 왈칵 쏟기도 했다.
나중에 알게 된 아기 엄마는
왜 저 아기에는 저렇게 메모가 되어있는지
궁금했었다고 따로 말하기도 했다...
수유 시기에는 감기약을 먹어도 안되기에
감기는 더디게 나을 수 밖에 없었다.
며칠 후 다행히 나아서
아기를 다시 볼 수 있었는데,
품에 안아든 아기 얼굴을 보고
미안한 마음이 솟구쳐
눈물이 멈추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