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공간만이
빼곡히 들어선 길목엔
갈 곳 잃은 전사들이 있다
두 눈동자에 칼을 쥐고서
한 발짝 다가서면
두 발짝 물러서며 응수하고
누군가가 내다 버린 쓰레기에
잠시 머물다가도
금방 또 칼날을 세우며
다가갈 공간을 내어주질 않는다
뭐, 괜찮다
하지만 도통
익숙해지지 않는 것은
한밤중이면 다 같이 모여
낮에 못다 한 안녕을 마저 치르는 듯
갓난아기처럼 울어대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