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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영호 Sep 06. 2018

수시냐, 정시냐 논쟁의 대안은?

대안이 과연 있을까?

저번 [수시냐, 정시냐] 글의 다음 내용입니다.


2. 대안

이쯤되면 ‘이 사람은 도대체 무엇을 주장하고자 하는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겠다.

예전에도 주장해왔지만 본인은


학종의 취지는 인정하되

수능의 폐해는 줄이고

학생의 깊이 있는 지적 호기심과 열정, 학과 이해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시험을 주장하였다.


즉, 선생님들 및 학생들이 제일 피곤해 하는 학종의 비교과 영역은 최대한 줄이고 대신 과목별 세부능력특기사항만 남기자.

 

그리고 수능을 폐지하자. 수능의 기능은 이미 끝났다. 수능의 대체 시험이 필요하다. 국제 바칼로레아(IB) 형식도 나쁘지 않다.


단순 암기식이 아닌 학교 수업의 기본으로 돌아갈 수 있는 문제를 내는 IB 스타일의 문제로 수능을 아예 송두리째 바꾸는 것은 어떨까?


여기서 깊이 있게 IB 문제를 다루지는 않겠다. 다만 지금의 수능의 목숨은 그 수명을 다했다라는 것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그리고 새로운 시험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싶을 뿐이다. 그게 ‘논술’이어도 상관없다. 왜? 학종의 공정성은 논란이 일고 있지만 아무도 ‘논술’의 ‘공정성’에 대해서는 시시비비를 가리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모두 해결된다.


즉, 정시 위주의 시험이되, 단순 암기에서 벗어난 학생의 사고력 측정, 그리고 학교 수업 충실도 측정을 해결할 수 있는 시험의 출현이다!


내신은 절대평가로 돌아가고, 비교과 활동은 최소화하고, 과목별세부능력특기사항을 통해 수업활동만 평가하는 것이다.


즉, 학교 내신 비율은 20-30%로 줄이되, 단순 교과 성적의 정량적 평가와 더불어, 과목별세부능력특기사항만을 살려 학생의 수행평가 및 과목 이해도 등만 점검하는 수준에서 학교 내신 비중을 줄이자. 그리고 객관식 위주의 수능을 대체하는 논술형 시험으로 바꾸자. 참고로 대학의 논술들은 이미 시행착오 끝에 고등학교 수준의 논술대비가능 수준으로 난이도가 내려오긴 하였는데, 이와 비슷한 유형으로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의 논술형 시험으로 대체하는 것이다.(비중은 70-80% 수준)


채점의 공정성 문제?

공정성 문제를 꼭 걸고 넘어지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지금 대학논술의 공정성 문제도 다루지 않으면서 왜 이건 시비걸려고 하는건가? 그렇다면 논술도 비판해야 하는데 최근 입시 비판 기사에서 논술 얘기를 하는 기사는 본 적도 없다.

IB에서 공정성 문제가 있었던 적이 있었나? 참고로 IB에서 채점시 너무 높은 점수를 주거나 낮은 점수를 주는 채점자에게는 오히려 패널티를 적용하여 다음부터 그 교사를 채점위원에서 뺀다고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공정성을 확보하고 그 위신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비용문제?

채점 위원에게 하루 30만원 씩 한달, 검토 위원에게 하루 20만원씩 한달, 그리고 채점 보안을 위한 그 수많은 비용 대신 이를 전국 교사의 채점 연수 및 채점위원 양성 등에 쏟는다면 오히려 더 절약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 이러한 논의도 사교육이 미리 손을 쓸 것이다.(이미 제주에는 IB 학원들이 등장하였다.)

그리고 결국 온갖 비판도 쏟아질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결국, 사교육은 공교육을 앞서 갈 것이다. 하지만, 학교에서도 주입식, 문제풀이식 교육보다는 사고력 배양의 수업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며 지금 학종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토론, 논술, 에세이, 보고서작성 등의 노력들이 그대로 논술형 시험을 위한 단계로 그 역할을 할 수 있어 학종 주장자들의 입장도 대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것은 바로 지금도 학부모님들 및 학생들, 그리고 교사들, 나아가 사회 곳곳에 남아 있는 학벌주의 사회의 해체이다.


우리 아들이 아무리 자동차에 대한 열정과 지식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실업계(전문계고)에 진학하게 되면 주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견딜 수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대체로 그렇지 못한다.


예전에 로봇 분야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천재적인 지식과 능력을 가진 천재 로봇 소년이 있었다. 각종 올림피아드 및 세계 로봇 대회에서 뛰어난 수상을 차지한 그 소년은 전문계고에서 카이스트로 진학하여 우리나라 로봇공학의 미래를 이끌 인재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학교내부에서의 성적문제(특히 영어100% 수업), 지식암기 위주의 시험 문제 등으로 인해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 결국 점수 위주의 대학 시험 제도에 적응하지 못하여 그 뛰어난 창의력 마저 묻혀버린 것이다. 이 역시 학벌주의의 폐해 중 하나다. 그 학생이 만약 카이스트로 진학하지 않고 자신의 끼를 마음 껏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연구에 몰입할 수만 있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A 라는 대학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서연고(설카포)서성한 중경외시의 피라미드 구조를 해체할 수 없는데, 이것이야말로 개천에서 용나지 못하게 하는 구조 아닌가? 대학구조 및 학벌주의 구조는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에서 입시제도의 변화는 결국 계란으로 바위치기일 뿐이며, 사상누각일 뿐이다. 왜? 결국 저 피라미드의 꼭대기를 올라가기 위한 싸움이 벌어지기 마련이며 그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고, 당연히 여기서 공정성 시비는 또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무리 공론화위원회에서 떠들어 대고 우리끼리 싸우고 해봐도 지금의 [학벌주의] 틀을 깨부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상위권 대학을 나온 학생들의 수준이 더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수준이라는 것이 꼭 수능 하나만으로 내신 하나만으로 평가되는 것만은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학을 정말 좋아하고 잘해서 수학교사가 되고 싶은데, 영어 하나 때문에 교사가 될 수 없는 현실, 공룡이 너무 좋아서 공룡에 대한 연구를 나름 계속 하였지만, 국어실력이 1등급이 아니어서 대학에 떨어지는 현실, 그리고 막상 낮은 대학이라도 합격을 하여 거기서라도 좋아하는 공룡 연구를 신나게 하였지만, 대학 네임밸류로 인해 그 사람의 실력을 평가절하하는 현실, 그리고 결국은 대학 이름으로 100세 인생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현실이 더 비참한 것은 아닌가?


결국은 대학이라는, 수능 점수라는, 그런 겉모습보다는 그 사람의 성취를 위한 노력과 열정, 그리고 인성 등을 통해 그 사람을 판단하고 평가하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 못하는 사회야말로 계층 사다리가 무너진 사회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너무 [공정성] 문제에만 매몰된 나머지 교육의 초가삼간을 태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게 문제라면 그 문제를 없애고 보완하는 방향으로 가면 될텐데, 너무 ‘수능’ 100%에만 매몰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아쉬움이 든다.



3. 학생부종합전형의 간소화 추진 및 기타 대안


일단 2022 대입부터는 기록 가능 글자수 감소 및 수상기록 단순화 등의 변화가 시작되겠지만, 예상컨대 변별력 문제로 인해 결국


내신 싸움으로 학종이 변질 될 것이다.


그나마 내신 이외의 비교과 요소로 평가해왔던 방식에서 그러한 비교과 요소의 비중을 줄이게 되면 당연히 남아 있는 [교과]에서 학종은 판가름나게 되어 있다. 그러면 이건 또 하나의 [학생부 교과]전형이 되고 만다.


그럴바에는 차라리 학종이라는 것을 없애자.


[창의적 체험활동]은 [학교 알리미]에 올리는 수준에서 끝내고 과목별세부능력특기사항을 좀 더 늘려 수업에 대한 고민의 창은 열어두자. 그러면 기록에 대한 교사들의 부담감을 줄일 수 있으리라 본다.

그리고 수시와 정시를 하나로 통합하자.

결국 정시를 6군데 쓸 수 있도록 하되, 정시에서

1) 대체 수능(논술이든, 바칼로레아이든)

2) 학생부 반영 20%

3) 면접(최종 면접 대상자들만) 10%

이렇게 요소들을 반영하자.

그리고 정시 전형 기간을 2달 정도로 늘려서 12월부터 1월까지 하도록 하자.


물론 이렇게 얘기해도 아무도 안 들어줄 것이고 관심도 없다는 것 잘 안다. 그리고 나의 주장에 헛점도 무지 많다는 것도 안다. 그렇게 쉬울 정책이라면 벌써 했을테니깐.


그래도 현직교사로써 학교 현장에서 느끼는 점, 그리고 그 대안에 대해 이렇게나마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을 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감한(?) 주장에 대해서 독자들도 소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음하는 바램일 뿐이다.


우리 모두 대학 입시에 대해서 너무 근시안적으로 바라보지 말자.

우리 앞에 살아갈 나들이 휘황찬란하게 펼쳐져 있는데 그깟 대학에 우리의 인생을 걸지 말자.

대학은 결국 여러 옵션 중의 하나일테니깐...

그리고,

여러분의 열정과 끈기, 인내, 잠재력 등이 결국 젊은 날의 어느 순간에 분명 빛을 발휘할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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