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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영호 Oct 20. 2016

최근 이화여대 사태를 고3교사 입장에서 본다면

입시제도의 근간을 흔들고 있는 최순실 사태

각설하고 지금의 최순실 사태가 이른바 이화여대에까지 불똥을 튀고 있는 지금 이러한 일들이 현재 또는 미래의 입시제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러한 사태가 벌어질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 교육 및 사회 현실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정유라의 이화여대 사태는 과연 무엇인가?


   참고로 이미 신문 등 매체를 통해 많이 다루어졌으므로 여기서는 간단히 정리하고 넘어가고자 한다.

  첫째,  부정입학 문제이다. 11개 였던 체육 특기자 종목을 2015학년도에는 11개에서 승마를 포함시켜 23개로 확대한 점(참고로 정유라 양-개명 전 '정유연'-은 승마 선수이다.), 그리고 수시 서류 제출 마감을 넘기고 제출한 점 등을 둘 수 있다. 그리고 금메달을 제출하라는데 금메달은 하나가 아닌가? 그러면 이미 합격할 선수는 정해진 것 아닌가?(입학처장은 부인하고 있지만 말이다.)

  둘째, 리포트 문제이다. 제대로 출석도 안 했는데, 맞춤법도 틀린 리포트를 주고 일정 점수 이상을 받았다는 점, 그리고 첨부파일도 빠진 채 이메일을 보내니 교수님이 친절하게 첨부파일이 빠졌으니 다시 제출하라며 공손히 경어를 쓰며 최대한 예의바르게 대했다는 점(자존심도 없나?)이다. 하나 더! 남들은 밤새가며 만들고 제대로 과제가 제출됐는지 계속 확인해야 하는 상황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했다는 점은 이대인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셋째, 출석문제이다. 이대하면 엄격한 학사관리가 유명하다고 한다. 왠만한 학교는 학업과 동아리를 병행하며 즐거운 학교 생활을 만끽할 수 있다는데 이대는 그렇게 하면 정말 힘들게 졸업한다고 한다.(내 제자도 학업과 동아리 병행을 하고 있지만 엄청나게 바쁜 스케줄로 많이 힘들어 했다.) 이러한 이대에서 서로 정유라 양을 본 적이 없단다.

  아니, 교수님 조차 본 적이 없다고 한다. 심지어 교수가 경고까지 했다는데 최소 학점(B학점)을 받았다는 것!!!!

  이 이외에도 더 많지만 더러워서 더 말 못하겠다.


밝혀진 의혹만 이 정도인데 감춰진 것은 얼마나 많을까?

이 정도 일은 절대 교수 혼자서 행할 수 없다. 조직적인 교수들의 담합이 아니면. 또는 그 위선(사진 속의 여자), 그리고 그 윗선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


# 2 이후의 영향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위의 분석 결과는 이 사태 이후로 바뀌게 될 것이다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만약 이런 의혹들이 사실로 판명된다면(누가봐도 참......) 이것이 대한민국 입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일단, 여학생들은 이화여대 지망을 희망하게 될까, 전처럼?

  글쎄, 아무래도 고등학생들한테 대학 선택의 기준은 언론사에서 말하는 대학평가기준도 아니고 단지 이미지에 의해서이다. 대학교 이름이 주는, 그리고 그들이 이룩해 놓은 이미지, 그것이 절대적인 대학선택 기준이다. 근데, 이화여대가 이런 식으로 아무나(?) 뒷구멍으로 뽑는다는 사실이 퍼진다면 과연 그 대학에 갈까? 그리고 다른 대학에 대해서도 그 선발과정에 의구심의 눈초리를 던지게 될 것이다. 결국 수시라는 입시제동에 대해 전반적인 불신이 팽배해질 것이다.


그리고 대학입학선발과정의 결과를 공개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날 것이다.

투명하게!!



  솔직히 고3 진학교사로서 해당대학에 지원했던 학생들이 왜 떨어지는지 알고 싶을 때가 여간 많은 것이 아니다.

  물론 나 역시 대학 주최로 입학사정관 역할을 하며 모의 서류 평가에 참여를 한 적이 있어 나름대로 타당한 기준에 의해 대학들이 평가를 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을 점수로 공개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그래야 다음 년도에는 더욱 알차게 준비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우리 고3 선생님들은 나름대로의 판단을 갖고 해당 지원 학생의 합격/불합격 이유를 정리를 하고 있지만 지금 같은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 실제로 윗선의 지시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더 이상 그런 노력들은 무의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의혹이 확대되고 일선 고등학교들의 혼선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선발과정의 투명화에 대한 요구가 급증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최악의 경우 대학에서의 선발 문제가 고등학교에서의 평가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무슨 말이냐?


  대학에서도 이런데, 하물며 내신 및 비교과 기록의 절대권자인 고등학교에서 이런 일들이 안 일어날까?

  당신네 반에 대기업 그룹의 자녀가 다닌다면?

  객관적인 평가가 있었다라고 과연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만약 그 학생이 교내 논술대회에서 상을 받는다면 그것을 공정하게 바라볼까? 쉽지 않을 것이다. 가뜩이나 정량평가인 내신시험에서도 부정이 일어나는데 비교과인 각종 교내 대회, 상추천, 대회 추천 등에서 공정한 선발과정이 있었다라고 얘기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벌써 몇몇 기사에서는 이런 부분에 대한 우려를 표현하고 있다.

(http://naver.me/Fd3VZk45)


  즉, 입시 전반에 대한 불신의 늪이 드리워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그리고 이것은 사회 전반의 기득권층에 대한 불신으로, 그리고 배신과 저항의 단계로 나아갈지도 모른다.

  결국 남는 것은 사회체제의 붕괴다.

  너무 극단적인가?

  이미 헬조선, 노오오력을 강조하는 기성세대의 젊은 세대에 대한 몰이해, 갑을관계의 심화, 정규직/비정규직 갈등, 금수저/흙수저 갈등 등 사회 곳곳에서 계층 간 갈등문제는 시작되고 있다. 그리고 가장 민감한 교육문제로 이것이 넘어가게 되면 불에 기름을 붇는 격이 될 것은 뻔하다.


#3 원인과 대안모색


어디까지 올라가야 끝이 있는걸까?


  이제 그 원인을 보고 대안을 살펴보자.

  우선 왜 최순실 모녀는 이화여대를 원했나?

  승마가 이대 뿐인가? 아니다. 정계 및 재계에서 이화여대가 가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이다. 즉, 결국 학벌이다. 학벌의 중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최순실? 난 잘 모른다. 실세인지, 그냥 아줌마인지 모른다.

  하지만 꽤나 높은신 분 같다. 그런 분 자녀가 지방대 승마학과에 다녀도 된다고 생각할까? 솔직히 승마선수가 학벌이 뭐가 중요한가? 말만 잘타면 되지.


그냥 학벌이다.


그걸 원한 것이다.


  이 문제는 정유라양만 그런 것은 당연히 아니다. 우리 모두가 학벌의 늪에서 벗어날 수 없다. 부정을 저질러서도 좋은 학벌을 얻고자 하는 심리, 그것을 대학들은 잘 안다. 계층 사다리의 꼭대기에 올라가고자, 그 대학이 주는 이미지를 먹고 살고자 우리는 학벌사회가 던진 덫에 걸려 있는 것이다.

학벌사회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얘기하도록 하자.


  그러면 대안은 뭘까?

  정치문제는 정치인들 및 검찰들이 알아서 할 것이다.(믿어야지 뭐......)




  수능확대에 대한 움직임?!!


  수시 반대론자들은 정시 및 수능의 비율 확대를 부르짖는다. 그래야 공정하단다. 마치 로스쿨 확대 대신 사법고시 부활을 외치는 것처럼.

문제는 전 세계에서 수능 같은 일제식 시험을 보는 나라는 아시아국가 중 중국, 일본, 인도 등 소수 뿐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아시아 국가들의 입신양명 중시 문화, 더 나은 계층으로 올라가기 위해 발생한 지나친 교육 열기. 이로 인해 가장 객관적인 시험을 봐야 하며 두 번 이상 보면 신뢰성, 객관성 문제로  더 큰 문제가 발생하기에 단 한번으로 인생을 정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다시 과거로 돌아가자는 것이며  전 세계 흐름(창의적 인재 양성)과 배치되는 일일 뿐이다.

앞에서 이미 <자기주도학습>부분에서 이 부분들을 서술했기에 여기서는 간단히만 얘기하고자 한다.

공유와 나눔, 배려, 창의적이고 협동적인 인재상을 중시하는데 수능은 아무 도움이 안된다. 저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일년에 한 번 온 국민이 숨죽여야 하고, 비행기 마저 듣기 시간에는 이착륙금지되고, 출퇴근 시간도 조정되는 나라. 이것이 과연 정상일까?

그리고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수학능력은 과연 대학에서의 생활을 보장해줄 수 있을까? 그리고 이 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능력들을 길러줄 수 있을까?

글쎄, 내 생각은 아니올시다이다. 물론 수능이야말로 가장 공정한 시험이라는 것은 맞다. 그렇다면 더 공정하게 옛날처럼 학력고사로 되돌아가는 것은 어떨까? 공정성만 따지면 학력고사가 최고일 것이다. 왜냐하면 교과서만 공부하고 달달달 외우면 되니깐. 하지만 수능은 공부한다고 해서 절대 늘지 않는다. 독서도 독서고, 추론능력, 비판능력, 해석 능력 등도 모두 요구된다. 결국 사교육의 힘을 빌려야 한다. 물론 학교에서도 이러한 능력들을 길러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수능문제는 양적인 문제와 질적인 문제 모두를 다루어야 하는 만큼 학교에서 모든 능력을 길러주기엔 쉽지는 않을 것이다.(수능에 대한 얘기는 다음 시간에 하도록 하겠다.)

어쨌든, 수능의 확대 움직임은 분명 있을 것이다.(교육의 '교'자도 모르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말이다.)



그리고 수시 축소, 정시 확대 현상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결국 수시는 돈 있고 빽있는 소수만 선택하게 되는 제도로 남을 지도 모른다. 그리고 제2의 정유라양이 탄생하게 될 것이다. 결국 수능확대로 귀결될 것이다. 수시 축소는 결국 정시만 남게 되는 현상을 야기하고 이것은 수능 100%(혹은 학력고사 100%)라는 괴물을 낳게 할 것이다.


# 결론: 학벌사회 폐지, 그리고 대입선발과정의 투명화 운동 요구


결국 학벌사회 폐지가 답이다.

학벌이 우리 사회를 만들어가는데 무슨 도움이 되는가? 단순 동문회 문제가 아니다. 끼리끼리 문화가 만드는 우리나라의 병폐들을 생각해보라. 이것이 결국 '김영란법'을 만들었다라고 볼 수 있다. 왜? 그러한 학벌 중심의 문화가 능력이 아닌 그들만의 '끼리'문화를 만들 수 밖에 없으며 이것은 부정부패의 핵심으로서 작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영란씨가 지적한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라고 한다. 그들만의 사회가 있는 것을 보고 이를 없애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의 '김영란법'을 탄생하게 했던 것이라고.


그리고 대입선발과정을 보다 투명하게 해야 한다.

지금도 대학마다 수시 자료실에 경쟁률, 추가합격순위, 면접 및 논술 문제 그리고 출제 배경 등도 탑재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해당학생들이 총 몇점 만점 중에 몇점을 받았는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데에 있다. 물론 대학 나름대로의 영업상의 비밀(?)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정유라양 사건으로 인한 대학 전체의 신뢰 위기 속에서 대학은 보다 국민 또는 학생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더 큰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라는 것을 지금 인식해야 한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입시 제도 정착이 정답이지만 그것을 믿을 수 없다면 결국 제도 및 법을 강화할 수 밖에 없다. 그것이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의 취지이니깐.

아울러,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 문제와 더불어 신뢰도 하락에 따른 대학지원률 감소, 그리고 헬조선을 대변되는 청년들의 국가에 대한 분개 등이 아우러져 그 분노의 화살들이 대학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라는 것을 분명 깨달아야 할 시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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