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시간 공동체 활동을 하며 느낀 점 및 지도 방법
요즘 체육시간 수업의 테마는 '공동체'입니다.
학기가 시작되고 처음 만나는 친구들과 체육활동을 해야 하는 시기가 3월입니다.
이때는 담임교사가 학급을 세우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투여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3월, 한 달을 잘 지내면 앞으로 이어질 12달이 순조로울 수 있습니다.
이때 학생들이 체육시간에 자칫 너무 들뜰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수업 내용을 경쟁 위주의 체육보다는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기 위한 수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수업을 하며 느낀 점이 있어서 글을 씁니다.
큰 주제는 위 제목과 같습니다.
"실수는 무조건 나와. 대처를 잘하면 돼."
공동체 활동의 일환으로 학생들 26명-28명이 원으로 둥글게 앉아서 활동을 합니다.
사진으로 설명을 보충합니다.
이렇게 둥글게 앉아서 공을 서로에게 전달하며 1바퀴를 성공하는 시간을 측정하는 활동입니다.
저는 8반을 수업하고 있기 때문에 각 반별로 기록을 비교하며 학생들의 동기를 고취시킵니다.
팀으로 하나 되기 위해서 열심을 다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항상 기록을 측정한다고 하면 학생들 마음에 다음과 같은 생각이 떠오릅니다.
'우리 반 28명이 한 명도 실수하지 않으면 반드시 신기록을 달성할 수 있어.'
당연히 맞는 말입니다. 이론적으로 실수하는 학생이 없으면 당연히 기록이 좋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생각이 항상 문제를 일으킵니다.
교사의 신호에 맞추어 공을 전달하면, 실수하는 학생이 꼭 나옵니다. 잘하려는 마음은 있지만 기록을 단축시키고 싶은 마음에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지요. 이때 탄식소리가 나옵니다.
'아~~ 이번에는 안 되겠다.'
실수를 목격하면 교사인 저도 위와 같은 생각을 합니다. 다음에 다시 해서 실수를 없애야지 좋은 기록이 나올 것만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7반을 수업해 보니, 실수가 없는 경우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
신기록을 세운 학급도 중간에 실수는 무조건 있었습니다. 어쩌면 실수는 이 활동에서 수반될 수밖에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지막 학급에서 다음과 같이 안내했습니다.
"실수는 무조건 나옵니다. 실수가 없으면 기록이 잘 나온다는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
"실수는 무조건 나옵니다. 대처를 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안내하고 학생들과 활동을 진행하니 2가지가 달랐습니다.
1. 탄식소리가 안 나왔습니다. "야 대처하면 돼. 빨리빨리!"
2. 기록이 단축되었습니다. 가장 좋은 기록은 이렇게 지도한 학급에서 나왔습니다.
교사로서도 많은 생각을 한 활동입니다. 저도 실수가 없기를 바랐고, 실수를 하는 학생이 있을 때 그저 그 학생을 다독이기에 바빴습니다. 하지만 학생들 전부의 생각을 바꾸니 훨씬 좋았습니다.
실수가 나왔을 때, 빨리 공을 주으러 달려 나가고, 다른 친구에게 얼른 공을 전달해 주며 잘 대처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더 나아가 학생들의 인생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살아가면서 실수가 없는 인생이 어디 있을까요. 실수를 하고 낙담하지 않고, 실수는 당연히 있다고 생각하며 그에 대해 대처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