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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 영 재 Nov 13. 2016

쿼바디스, 한국 경제?

새로운 도약을 위한 해법: 창조경제가 아니라 창의적 문제 해결

34, 28, 2, 1, 1


이 숫자는 로또 당첨번호가 아니다. 2012년 기준으로 OECD 회원국들 중 여러 분야에서 차지하는 우리나라의 순위이다. 합계 출산율은 1.19명으로 꼴찌인 34위,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30.4$로 28위인 반면,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은 2,163시간으로 2위,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9.1명으로 1위, 그리고 인구 고령화 속도 또한 1위이다. (인구 고령화 속도는 1970년 고령인구 비중을 1로 했을 때 2013년까지 몇 배로 증가했는지를 비교하는 데 한국은 4배로 1위)

한국 GDP 성장률 1981 - 2015

다른 한편, 과거 매년 5% 이상 성장하던 한국 경제는 2000년대를 거치면서 성장률이 4%대로 둔화하고, 2010년대에는 3%대로 하락했다. 더구나 향후 한국경제의 잠재 경제성장률은 2030년까지 2.4%, 2050년에는 1%로 하락할 것으로 OECD는 전망하고 있다.


잠재 성장률 (OECD)


이러한 수치들이 의미하는 대한민국의 미래는 매우 암울해 보인다: 열심히 일하지만 그리 행복하지는 않은 채, 점점 고령화되는 인구의 성장은 정체하고 생산성은 저하하여, 결국 한국경제는 활력을 잃고 저성장의 늪에 빠지는 모습이 그려진다. 실제로 최근 여러 가지 경제 및 기업의 성과지표들이 시사하는 바는, 소수의 대기업들이 주도하는 산업구조 하에서 생산활동인구 및 근로시간 같은 생산요소 투입의 증가를 통한 성장 모델은 이제 그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시장 및 사업 환경 또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 발전으로 인해 국경과 기존 산업의 영역이 사라지고, 고객, 근로자, 공급자 및 일반 대중의 목소리와 요구가 한층 더 커지는 상황이 되었다. 이제 과거에 작동하던 방식을 더 열심히 실행하는 것만으로는 더 나은 성과를 이룰 수 없다. 오히려 과거의 성공 경험이 미래의 실패의 씨앗이 되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따라서, 갈림길의 한국 경제가 새로운 도약을 위해 풀어야 하는 가장 근본적인 숙제는 

(1) 근로시간과 투입인력의 증가 없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수준의  생산성 증대, 

(2)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목표 간에 존재하는 모순 및 이해 상충의 조화로운 해소, 

(3) 기술 발전과 소비자 니즈를 접목하여 끊임없이 새로운 사업 가치 창출

이라는 세 가지의 과제를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다. 정말 도전적인 과제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아직 '정답'을 모르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법이 없지는 않다. 


가장 기본적인 차원에서 해결의 실마리는, 지금까지 Fast Follower 전략에 쏟아부었던 열정과 헌신적 노력을 이제는 개인, 기업, 정부 등 각 경제주체가 ‘창의적 문제 해결’에 재투자하는 데 있다. 즉, '기존 사고의 틀과 관행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각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당면한 문제에 적용함으로써 내재한 모순을 해소하고, 획기적인 가치 창출이 가능한 대안을 도출하여 현실에 적용'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Creative Problem Solving in not about finding the correct answer, but about imagining what is possible and making it happen."


과거의 문제 해결은 주어진 문제의 정답을 잘 찾아내면 되었다. 그런 후에 그 정답을 효율적으로 실행하면 충분하였다. 반면에 '창의적 문제 해결'은 하나의 정답이 아니라, 다양한 창조적 가능성을 탐색하고 현실에서 그 가능성을 구현해 내는 역량이 핵심이다. 다행히도 창의성은 소수의 천재들만 타고나는 재능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자질이고, 창의적 사고는 훈련과 실습을 통해 체득하고 향상할 수 있는 기량이다.


또 다른 차원의 도전은 우리 각자의 사고방식과 조직 문화 측면의 변화이다. 훌륭한 창의적 해법은 주어진 문제를 다양한 시각에서 탐구하는 데서 비롯한다. 다소 동떨어져 보이는 곳에서 연관성을 찾고, 기존 틀에서는 엉뚱하게 들리는 질문을 던지는 사고의 유연성과 태도가 필수적이다. 이런 엉뚱함과 유연성을 용인할 뿐 아니라 장려하는 조직문화도 필요한 이유이다. 


정리하자면, 풍부한 지식과 정보, 대담한 상상력, 그리고 유연한 사고방식과 태도의 삼박자가 바로 '창의적 문제 해결'의 엔진이고, 우리 사회 전체가 이 창의적 문제 해결 엔진을 가동해야 하는 것이다.


오늘날 모바일 및 웨어러블 기기, 클라우드, 빅 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및 3D 프린팅과 같은 새로운 기술적 진보와 디자인 사고, TRIZ, 비즈니스 모델 설계 및 린스타트업 등의  창의적 방법론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이러한 좋은 재료로 어떤 창조적인 요리를 만들 수 있느냐는 우리 각자의 몫이자, 또한 우리 경제의 미래를 결정짓는 토대가 될 것이다. 특히, '창의적 문제 해결' 역량이야말로 고질적인 저생산성으로 고전하는 우리나라 중소기업과 서비스산업 분야가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라고 본다.


현재 우리 경제에서 '창의적 문제 해결' 노력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부문은 스타트업 기업들이다. 이미 해외의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도 받고,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이런 사업적 성과 못지않게 중요한 점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하면서 늘 겪어야 하는 ‘창의적 문제 해결’ 과정이 더 많은 중소기업과 대기업 내에서도 일상적으로 일어나도록 하는 촉매제 역할이다. 또한, 기존의 관행과 접근방식으로 풀리지 않던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서도 창의적 문제 해결 방법을 적용할 수 있고 적용해야 한다.


‘창의적 문제 해결’이야말로 그동안 꽉 막혀있던 해묵은 문제를 풀어내면서 새로운 활력소가 되어 우리 경제의 성장 엔진을 다시 Start Up 할 Key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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